[파이낸셜뉴스]
미국 주택 가격이 4월 전년동월비 0.2% 하락해 11년 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27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타운하우스에 2021년 5월 14일 주택 매물 간판이 붙어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집 값이 전년동월비로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전월비로는 석 달 내리 오르며 지난해 6월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불과 2.4%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면서 집을 팔 경우 고금리로 갈아타야 되는 주택소유주들의 매물이 끊긴 가운데 수요 둔화 속에서도 미 주택 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11년 만에 첫 하락
미 주택 가격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것으로 유명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미주택가격지수가 4월 전년동월비 0.2% 하락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2012년 4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주택가격지수는 3월에는 전년동월비 0.7% 상승한 바 있다.
3개월 연속 상승
그러나 미 주택시장이 급격한 침체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1년 만에 집 값이 처음으로 떨어졌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얘기가 다르다.
4월 주택가격은 3월에 비해 0.5% 상승했다. 석 달 연속 상승세다.
고공행진하는 모기지 금리
주택시장에 드리워진 모기지 고공행진이 수요와 둔화를 모두 위축시키고 있다.
2021년 말 3%에도 못 미쳤던 모기지 금리가 지난해 7% 수준까지 치솟았고, 이후 하락하기는 했지만 7%에 육박하는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미 주택금융공사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모기지인 30년 고정금리가 22일까지 1주일간 6.67%를 기록해 1년 전 5.81%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30년 고정금리는 주택융자 원리금을 30년 동안 갚는 것으로 시중 금리 변동에 관계없이 30년 동안 사전에 정해진 금리로 이자를 내는 방식이다.
수요·공급 모두 둔화
금리가 치솟으면서 새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은 발을 떼고 있다. 주택 구입 비용이 이전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팔려는 이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 소유주들은 대개 미 기준금리가 제로금리 수준이던 때 고정금리를 재고정한 이들이어서 2% 수준의 모기지 금리를 적용 받고 있다.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면 새로 모기지를 내야 하고, 이때에는 지금의 6.67% 고금리가 적용된다.
여간하면 이사하지 말고 지금 살던 집에서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대도시 주택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10개 대도시 집값은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3월 0.7% 하락에 이어 4월 1.2% 떨어져 낙폭이 심화됐다. 20개 대도시 지역 주택 가격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1.1%에서 -1.7%로 하락폭이 커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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