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독방 생활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등 외신에 따르면 권 대표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최근 가상화폐 전문 언론매체인 DL 뉴스와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구치소에서 독방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로디치 변호사는 "권도형은 현재 독방에서 지내며, 하루에 두 차례 독방에서 나와 바깥공기를 쐰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권 대표가 독방에 수감된 이유와 기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권 대표는 지난 16일 공판에서 판사에게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며 그의 측근인 한모 씨와 같은 방을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에도 권 대표는 독방 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디치 변호사는 "권 대표와 한씨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수감생활을 잘 견디고 있다"면서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수감 생활은) 영화와는 다르다. 감옥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곳"이라고 전했다.
DL 뉴스는 권 대표가 독방에 감사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가 수감된 스푸즈 구치소에서는 갱단 간 알력과 갈등으로 유혈 충돌이 잦은 것으로 악명 높기 때문이다.
몬테네그로 현지 인권 단체인 '시민연합'의 법률 고문인 알렉산드라 두바크에 따르면 이 구치소에는 발칸반도에서 번성하고 있는 마피아 일당과 살인, 폭탄 설치, 갈취, 마약 밀매에 연루된 자들이 미결수 상태로 대거 수감돼 있다. 이에 따라 교도관들이 라이벌 조직원들을 서로 다른 구역에 수용하고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있어 교도소 공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아 과밀 수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스푸즈 구치소에는 올해 초 기준으로 292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380명이 수감돼 있다.
두바크는 "스푸즈 구치소는 수년 동안 과밀 문제를 겪고 있는데, 수감자가 독방 생활을 하고 있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건강이 안 좋거나 심각한 폭력 위험 또는 특별한 요청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테라·루나의 발행사 테라폼랩스를 창업한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벌어지기 한 달 전 한국을 떠나 11개월가량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3월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체포돼 기소됐다.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된 이들은 지난 19일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각각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의 남은 형기는 한 달 남짓이지만 상급 법원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에 필요한 신병 확보를 위해 구금 기간을 6개월 연장하면서 이들은 당분간 스푸즈 구치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로디치 변호사는 "위조 여권 사건 1심 결과에 대한 항소 여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며 "그보다 범죄인 인도 사건 검토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