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안 두고
與 "정치권 개입 자제해야... 성급하겐 안돼"
野 "최저임금 인상 필요... 물가상승분 고려"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 추천 위원 위촉을 정부가 거부하자 항의하며 퇴장한 최저임금위 근로자 위원들의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종반전을 향해가고 있다. 경영계 숙원인 '업종벌 구분적용'은 수포로 돌아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공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오는 29일까지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현수막이 게시된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분을 놓고 노동계의 1만2210원과 재계의 '동결'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정치권도 이견차가 큰 상황이다. 특히 노동계 입장을 대변하는 근로자위원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퇴장하면서 최저임금 논의에 상당기간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은 정부의 합리적인 결과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물가상승률 만큼의 인상이 필요하다며 노동계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여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 경제 사정에 대한 재계 입장과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물가상승으로 인해 감소했다는 주장 둘 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정부를 중심으로 합리적 결과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노동계와 재계간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와중에 집권 여당이 섣불리 개입할 경우 오히려 논란이 확산될 것이란 판단아래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최저임금에 대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재심의를 신청할 수도 있는 건이기도 하고, 문제 자체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이 관계자는 논란을 의식한듯 "누가 구체적으로, 공식적으로 최저임금이 얼마가 돼야 한다고 얘기한 건 없다"며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이 개입하면 자유로운 논의를 해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당은 어려운 경제사정과 산업계 등을 감안해 적정한 선에서 합리적인 인상분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높아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야 한다며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저임금위원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존중이 없다"며 "고용노동부가 노조가 추천하는 위원에 대한 존중도 없고 이중 잣대를 적용하면서 반성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이 근로자의 최저 생계를 위한 임금 보장인 만큼 최근 대내외적인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인한 서민가계 압박 등을 감안해 어느정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도 "2024년 최저임금은 충분히 인상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기로 모든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소득 대부분을 생계를 위해 소비에 사용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이라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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