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인근에서 관악경찰서 경찰들이 두 바퀴 차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면허요? 없는데요."
28일 오후 3시 18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일대 도로. 교복을 입은 채 무면허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몰던 고등학생 정모군(16)은 경찰 단속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면허를 따야 전동킥보드 주행이 가능한 것을 알았느냐"는 경찰관의 질문에 그 "뉴스를 보지 않아 몰랐다"고 답했다.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관 20여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이른바 '두바퀴 차' 특별 단속을 벌였다. 두바퀴 차는 오토바이 등 이륜차를 포함해,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장치(PM)을 말한다.
경찰이 이날 두바퀴 차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한 결과 1시간 만에 신호 위반, 안전모 미착용 등 운전자가 십수명 적발됐다.
오후 3시 14분께 일대에서 이륜차를 몰던 배달원 백모씨(45)도 신호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백씨는 "하루에 10시간 동안 배달을 30건 넘게 한다"며 "배달이 항상 밀려있다 보니 평소엔 (신호위반을) 하지 않는데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륜차 동승자 안전모 미착용으로 경찰에 단속된 30대 남성 A씨는 신원 조회 과정에서 벌금 미납 지명수배자인 것이 드러났다. A씨는 과거 교통사고로 벌금 700만원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의 두바퀴 차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단속 강화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시민들의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심야시간 유흥가 등지에서 부족한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공유형 이동수단 이용이 확대되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3월부터 5개월까지 3개월 간 발생한 두바퀴 차 교통사고는 1378건으로, 직전 3개월(1058건)에 비해 30.2% 증가했다. 최근 석 달 간 두바퀴 차 사고 부상자 수는 1674명으로, 이는 직전 3개월(1232명) 대비 35.9% 늘어난 수치다.
자전거와 전동킥보드의 경우 음주운전 역시 최근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경찰청이 제공한 '자전거·전동킥보드 음주운전 적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적발된 자전거 음주운전은 386건으로, 이는 직전 3개월(126건) 대비 206.3%, 전년 같은 기간(221건) 대비 74% 늘어난 수치다.
올해 3~5월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424건으로, 직전 3개월(156건) 대비 171.7%, 전년 동기(325건) 대비 30% 늘었다.
경찰은 오는 8월 27일까지 신호위반, 역주행, 음주, 무면허 운전에 대한 두바퀴 차 특별단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현호 관악서 교통과장은 "두바퀴 차 사고의 경우 신체가 외부에 노출돼 있어 작은 사고도 치명적 상해나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위험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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