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로 향하는 민통선 출입 관문인 강원 고성군 제진검문소 자료사진.(뉴스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5일 강원 고성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검문소에서 통일전망대를 가겠다는 '오토바이족'들을 제지하기 위해 초병이 공포탄까지 쏘며 제지한 가운데 군 당국은 이들이 초병의 총기까지 손을 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군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낮 12시쯤 50대 A씨 등 남성 3명이 오토바이 2대를 타고 강원 고성군 제진검문소를 찾았다.
이들은 경북지역에서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2대를 끌고 고성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통일전망대에 가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병들은 이들에게 "무단 출입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규정상 오토바이는 출입이 제한되고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비무장지대 출입사무소에 미리 신청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검문소에는 오토바이 출입불가를 알리는 안내문도 붙어있었다.
이같은 안내에도 남성들은 계속해서 "통일전망대에 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과정에서 초병들은 지면을 향해 공포탄을 두차례 발사했다.
그러자 이들은 초병이 '과잉대응'을 했다며 공포탄 발사 직후 현장 모습을 촬영해 일부 언론사에 제보했다.
오토바이족들은 지난 27일 jTBC 방송에 출연해 "무리하게 진압하려 한 적이 없다"라며 "설명을 듣고 돌아가려고 시동이 꺼진 오토바이를 움직이는 순간 초병들이 공포탄을 쏘며 과잉대응을 했다"며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보도한 영상에는 초병이 쏜 공포탄 탄피가 떨어져 있고, 진입을 막아선 군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이 담겨있었다.
영상에서 초병은 "지시 불이행하시는 줄 알고 막아섰다"고 하자 한 남성은 "그 다음 행동을 보고 총을 쏴야지"라고 대꾸했다.
이어 초병이 "그 다음 행동을 어떻게 하셨냐"라고 묻자 남성이 "어떻게 했는데"라고 맞받으며 실랑이가 이어졌다.
초병이 "욕설 안하셨어요?"라고 하자 남성은 "먼저 총을 쐈지"라고 말했다.
이에 초병은 "욕설을 하셔서 제가 총을 쏜 겁니다"라고 하자 남성은 "욕 한다고 총 쏘는 건 아니잖아"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군 당국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날 이들은 초병의 총기에 손까지 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군은 초병이 규정대로 대응했다며 초병들에게 포상휴가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토바이족을 막아선 초병은 육군 22사단 율곡부대 소속 사병 2명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CCTV를 통해 당일 상황을 파악한 결과 이들이 초병의 총기에 손을 대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이들의 초병 위협행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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