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오히려 법을 위반하는 각종 비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조직의 기강 해이는 물론이고 신뢰도 추락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수뇌부는 관련 회의를 열고 기강 확립에 나서고는 있지만 개선은 더디기만 한 모습이다.
29일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 '경찰공무원 기소 이상 처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현직 경찰관이 기소된 사례는 총 1141건에 달했다.
특히 음주운전(도로교통법·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으로 기소된 경우가 304건(26.6%)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18년에는 80명, 2019년 60명, 2020년 69명, 2021년 66명,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는 29명의 경찰관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에는 성비위도 늘어나는 추세도 확인된다. 최근 5년간 성비위로 징계 받은 경찰관은 311명에 이른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48명, 54명이던 징계 인원은 2020년 69명, 2021년 61명에 이어 지난해 79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경찰 비위 사건이 늘어나자 경찰은 지난달 26일 윤희근 경찰청장 주재로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기강 확립에 나섰다. 경찰관의 잇따른 의무위반 행위와 관련해 주요 의무위반이 발생한 관서에 대해 긴급현장점검과 조직문화진단을 즉시 실시하는 방안이 회의에서 도출됐다. 또 비위 행위자는 신속하게 직무에서 배제해 조사를 진행하는 등 강도 높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지휘관과 중간관리자가 기본업무를 상시 점검토록 주문했다. 신임경찰 채용과 교육단계에서부터 인성검사와 생활지도를 통해 성인지 감수성을 진단하고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등 입직요건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비위가 줄지 않자 경찰청은 특별경보까지 발령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6일 비상 특별경보 제3호를 발령하고 △음주운전 △불필요한 회식 △갑질 등 3가지 사항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경찰청은 지난 2월 현직 경찰관들의 음주운전 문제로 제1호 특별경보를 내렸으며, 3개월 뒤인 지난 5월 22일 현직 경찰관들의 성 비위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제2호 특별경보를 내린 바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