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빼고 EBS 연계율 50%
지문의 길이 배 이상 늘리는 등
출제기법 개선해 난도 보완할 듯
교육부 "물수능 우려 없다" 강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일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은 11월 16일이며 수능 원서접수는 내달 24일부터 9월 8일 오후 5시까지다. 이날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목동본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질타로 촉발된 '킬러문항'이 완전 배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오는 11월 16일 치러진다. 공교육 밖의 범위에서 출제되는 고난도 문제인 이른바 '킬러문항'이 배제될 경우 초상위권 수험생에 대한 변별력을 갖출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수능' 우려를 막기 위해 지문의 길이를 배 이상 늘리는 등 다양한 난이도 조절방법이 시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계획을 2일 공고했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구분 없이 치러진다.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로 출제된다.
수험생들은 공통과목을 응시하고 국어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1개 과목, 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선택해야 한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치러지며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사회와 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중에서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직업탐구 영역도 6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EBS 수능교재와의 연계율은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으로 50% 수준이다. 교육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연계 체감도는 높일 방침이다.
평가원은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능 응시원서 접수기간은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12일간이며, 성적통지표는 12월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문항별 성취기준 등 교육과정 근거를 공개할 예정이다.
2024학년도 수능은 체제에 있어선 최근 수능과 유사하지만 난이도에선 변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과정 내 수능 출제'를 지시하면서 올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에 대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3년간 수능 국어·수학·영어에서 총 15개의 킬러문항이 출제됐다고 판단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개 △2022년 7개 △2023년 7개다. 과목별로는 △수학 9개 △국어 7개 △영어 6개 순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킬러문항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지문을 출제하는 데 있어서 교과과정 안과 밖이라는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교육부 관계자조차도 킬러문항 기준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 차가 있을 수 있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입시업계는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지면서 출제 난이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킬러문항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준킬러문항'만으로는 최상위권 변별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다수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일단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본수능 수학이 매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이보단 쉬워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고난도 문항 대신에 고난도 문항이 다수 출제될 텐데 이를 통해 얼마나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어느 정도 변별력을 지키더라도 최상위권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다소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이 배제돼도 수능 변별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교육 범위 내에서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선 지문의 길이를 배 이상 늘려서 시험시간이 부족하게 만드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로 손꼽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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