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체육시설 피해구제신청 늘어
대부분 중도 계약해지·환급 거부
부산서 폐업 후 연락두절도 발생
최근 부산지역에 본사를 둔 대형 필라테스 업체의 일방적인 휴·폐업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소비자 피해가 늘면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부산지역 일부 사업자가 사용하는 약관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당약관으로 확인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5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필라테스, 요가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만180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부산지역 소비자의 피해구제 신청도 총 641건으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피해 연령은 20~30대가 80.2%(9463건)로 가장 많았다. 품목별로는 헬스장이 80.4%(9488건)로 최다였고 이어 필라테스 16.5%(1,948건), 요가 3.1%(370건) 순이었다.
피해유형별로는 '계약 관련' 피해가 95.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중도 계약해지 요구 때 사업자가 해지·환급을 거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등 환급금과 관련된 분쟁이 주요 피해 유형으로 확인됐다. 부산지역 역시 계약 관련 피해가 95.4%로 가장 많았다.
이는 환급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이용대금을 계약 체결 때 행사가·할인가로 적용할 것인지, 사업자가 약관으로 제시한 정상가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소비자와 사업자 간 다툼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산지역 피해구제 신청 641건 중 약관을 확인할 수 있는 210개 업체의 약관을 분석한 결과 계약 해지 및 환급을 거부하거나 제한하는 약관이 61.9%(130곳)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양도 및 명의변경을 거부하거나 제한하는 약관 21.0%(44곳), 신용카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약관 18.1%(38곳) 등의 순이었다.
폐업 후 소비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올해 3월 부산에 본사를 둔 필라테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경영난으로 갑작스럽게 폐업하면서 소비자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신고가 한국소비자원에 91건 접수됐으며 현재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한편 이런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5월 부산시,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 부산사무소, 한국소비자원 부산울산경남지원,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부산경남지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헬스장·필라테스 소비자분쟁 및 가격 표시제 정착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는 체육시설업의 이용요금, 환급기준 등 중요정보 표시 및 점검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시와 부산소협은 소비자에게 중도 계약 해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계약기간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에게 환급규정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것과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당약관의 개선을 권고했다.
시 신창호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휴가철을 앞두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헬스장 관련 소비자피해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운동시설 계약 시 이벤트와 장기 할인에 현혹되지 않고 이용약관과 환급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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