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다핵종제거설비(ALPS)' 시운전을 마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조만간 우리나라를 방문해 오염수 방류계획을 검증한 최종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와 관련, 최근 우리 정부에서는 매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이 우려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전 국민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78%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까 걱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마시냐, 못 마시냐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웨이드 앨리슨 교수가 'ALPS'를 거친 오염수를 희석하지 않고도 마실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 주한규 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음용수 기준 62배를 넘는다며 마시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원자력학회 백원필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준치의 180배 넘는 세슘이 검출된 우럭이 잡혔다는 소식에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말은 단기간에 걸친 연구에서 비롯된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장기간 방사능 노출에 대한 환경영향 연구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원자력학회와 방사선방어학회가 공동으로 낸 삼중수소인체영향 분석 보고서는 삼중수소의 인체 영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외 과학자들도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노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 여부보다 가장 먼저 우리 국민에게 설득해야 할 것들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 우리나라가 왜 원전 오염수 방류를 찬성해야 할까. 기차역에서 방송을 보던 한 어린이가 부모에게 던진 질문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나라에 좋은 게 뭐예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정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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