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영아 2236명 조사
베이비박스 유기·학대 등
부모 상대 범죄 혐의 수사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영아'에 대한 영아살해·유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4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수사 의뢰가 접수되고 있다. 경찰은 미등록 아동들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부모를 상대로 범죄 혐의점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 사건을 4일 오전 9시 기준 209건 접수해 193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달 30일 79건이었던 수사가 나흘 만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주까지 수사 중인 사건이 없었던 서울경찰청도 이날 오후 1시까지 서울시 및 각 구청으로부터 총 38건을 통보받았으며 이 중에서 14건에 대해 기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나머지 24건은 '입건 전 수사' 단계에 있다. 유형별로는 베이비박스 24건 등 유기 27건, 신체·정서적 학대 및 방임 3건, 입양특례법위반 2건, 기타 6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접수된 '유령 영아' 사건 중 12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4명에 대해서는 경기남부경찰청, 1명은 부산경찰청이 범죄 혐의를 발견해 수사 중이고 7명은 혐의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됐다.
경찰이 소재를 파악 중인 178명에는 입건 전 조사(내사)와 학대예방경찰관(APO)의 사전 조사 활동도 포함돼 있어 모두 정식 수사 대상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숨진 아동은 11명으로 수사 중인 사건이 4건, 종결한 사건이 5건, 송치한 사건이 2건이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은 수원남부경찰서와 과천경찰서, 하남경찰서, 경남경찰청에서 이어가고 있다. 수원남부서는 2019년 4월 대전에서 남자 아기를 출산한 후 출생 신고를 하지 않고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를 체포했고 지난 2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지난 1일에는 경기 과천경찰서가 지난 2015년 9월 남자아이를 출산한 뒤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을 검거했다. 이 여성은 다운증후군인 아이가 태어난 지 며칠 뒤 사망하자 야산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경남경찰청도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부와 30대 친모를 구속했다. 사실혼 관계인 이들은 지난해 9월 9일 거제시에 있는 자신들의 집에서 생후 5일 된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출산 후 다른 병원에 옮겨지던 중 사망한 사건을 하남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음성경찰서는 영아가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한 2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여수경찰서, 천안서북경찰서, 무안경찰서도 같은 이유로 1건씩 수사를 마무리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친모가 2명을 출산한 뒤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살해한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을 지난달 30일 검찰에 송치해 사건을 마무리했다. 앞서 정부는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이후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 없이 '임시신생아번호'로만 존재하는 영유아 2236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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