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첫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사례 탄생이 임박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 데다가 '과점 깨기' 과제에 당면한 당국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구은행이 은행산업 독과점을 깰 수 있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태스크포스(TF)의 가장 큰 과제였던 은행권 경쟁 촉진과 관련해 DGB금융그룹이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업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 영역 및 규모를 확대하는 경우 짧은 기간 대비 안정적으로 경쟁 촉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은행은 타 지방은행에 비해 지역민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앞서 BNK금융도 대구·경북지역에 진출했다가 점포 하나만 남기고 철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해도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기존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낮다는 해석이다. 대구은행도 지역민 이탈을 우려한 듯 시중은행이 되더라도 본점은 현재 소재지인 대구에 그대로 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른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아직 논의되는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존 고객마저 놓칠 우려가 있을뿐더러 '시중은행' 딱지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 시중은행 45%, 지방은행은 60%이던 중소기업대출 비율도 이달부터 50%로 일원화됐다. 특히 인터넷·모바일 뱅킹 활용도가 높아지는 시대에 지역 기반이라는 인식의 제약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지배구조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현행 은행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시중은행의 산업자본 지분 보유한도는 4%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9.92%)과 OK저축은행(8.00%)이 대주주인 DGB금융과 다르게 BNK금융과 JB금융은 각각 11.14%(롯데 계열사 8곳), 14.61%(삼양사)의 산업자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돼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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