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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물 먹방'에도 "손님 확 줄었다"… 속타는 수산시장 [현장르포]

日 오염수 방류 앞두고 한산
북적이던 경매장도 사람 없어
식당 손님들 "이게 마지막 회"

'수조물 먹방'에도 "손님 확 줄었다"… 속타는 수산시장 [현장르포]
5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노유정 기자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산물 판매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AEA 발표에도 "당분간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도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손님들이 불안하다는 데 이를 설득할 방법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손님 절반 준 것 같다"

5일 점심시간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은 한산했다. 드문드문 회 등 수산물을 사려는 사람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절반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0여년간 장사를 해왔다는 한모씨(47)는 "날씨까지 더워져 지난주 토요일부터 손님이 많이 줄었다. 절반은 준 것 같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경매장을 찾는 소매업자들의 발길이 줄었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설명이다.

1980년대부터 영업한 이모씨(60)는 "새벽 2~3시부터 열리는 경매장이 원래는 아침 9시까지 북적였는데 요즘엔 7시면 사람이 없다"고 했다.

실제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마지막으로 먹는 회'라며 입을 모았다.

이날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친구들과 식사하러 온 주모씨(53)는 "아무리 문제가 없다고 발표가 나와도 불안감은 여전하다"면서 "일본이 아직 방류도 안했는데 국회의원들이 여기서 회를 먹은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광진구 주민 김모씨(60)는 "소금, 김을 미리 구입해 놨다. 지금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오염수 논란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은 생선 사 먹는 게 내키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매일 방사능 검사 진행

시장 차원에서도 방사능 검사를 하는 등 불안감을 잠재울 방안을 마련중이다.

수협 노량진수산 주식회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11년부터 매일 경매장과 수산시장 내 매장의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1차로 식약처 검사에서 통과한 수산물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유통되지만 시민들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이런 대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다행히 검사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현재까지 식약처가 허용한 방사능 기준치 초과한 수산물은 검출된 적이 없었다.

상인 이씨는 "정부나 학계에서 안전하다는데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도 없지 않나"라며 "어쩔 수 없이 믿어야지"라고 언급했다.
다만 해당 조치가 시민들이 가진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오염수 방류가 실시된 후 일본 사례처럼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수산물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불안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수산물 소비에 조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보수단체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회원 20여명이 수산시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것은 IAEA 등에서 입증했다"며 "그런데도 중국과 북한, 더불어민주당이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후쿠시마 괴담을 외쳐 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