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운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2.9.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몸통'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9)이 탈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27장 분량의 메모가 발견되는 등 치밀한 계획 정황이 드러났다. 메모에는 김봉현이 수감되고 재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직접 파악해 그린 구치소의 조감도나 호송차 내부 구조·차량 경로 등이 묘사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회장이 법원과 검찰청 호송통로를 다 기억하고 약도로 그려놨다"며 "발견된 27장의 메모가 어떤 경위로 외부인에게 유출됐는지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심 재판 출석 중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달아날 계획을 세우다 첩보를 받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 전 회장이 작성한 메모에는 구치소 내부 구조는 물론, 호송차량의 구조·이동 경로, 교도관이 앉는 위치 등을 손수 그린 탈출 계획이 적혀있었다. 아울러 김 전 회장 본인은 '구출자'로 표기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김 전 회장은 야간 시간 및 조사 중 식사 시간 등의 인원 배치 상황, 경비가 허술해지는 경우, 비상문의 사용 여부에 흡연장 위치 등도 파악해 메모에 모두 연필로 적어놨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 피구금자도주 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수사할지 법리 검토 중이다.
도주 계획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조폭 출신 수감자 동료에 "탈옥에 성공하면 20억원을 주겠다"며 회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의 누나인 김모씨(51)가 해당 수감자의 지인을 만나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넸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이 지인이 검찰에 신고하면서 김 전 회장의 도주 계획이 들통났다.
한편 도주 계획을 세우는 것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누나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도주를 시도했다.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던 지난해 11월 11일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다가 48일 만에 경기 화성시에서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의 누나는 당시에도 지인들을 통해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교사)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또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에도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5개월 만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1258억원대 횡령·사기 혐의로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354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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