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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은 수분보충이 첫번째 치료... 맹물보다 설탕물·이온음료 마셔야 [Weekend 헬스]

장마철 기승 부리는 대표 질환... 식재료 통해 섭취한 유해 미생물이 원인
구토·설사 일반적…신경마비·근육경련도
탈수 심하면 포도당·전해질 보충해주고 무작정 굶는 것보단 식사해야 회복 빨라

식중독은 수분보충이 첫번째 치료... 맹물보다 설탕물·이온음료 마셔야 [Weekend 헬스]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부터 여름까지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을 정점으로 9월까지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이다. 6일 김선미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많은 비와 무더위가 이어지는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우리 몸에 유해한 유독물질 및 미생물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성·독소형 질환인 식중독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식중독이란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질환이다. 소장·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장염'이 음식물 섭취로 인해 발생했을 경우, 장염이라는 명칭과 식중독을 혼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이 식중독의 원인이다. 그중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이자 식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인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에 의한 독소형과 세균 자체로 인한 감염형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할 경우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식중독의 일차적인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과 전해질 불균형을 수액공급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식중독 환자는 탈수가 심하지 않다면 식사는 정상대로 하는 것이 좋다"며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에 비해 흡수가 더 빠르기 때문에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식중독에 걸렸을 경우 세균이나 독소가 전신에 영향을 미쳐서 전신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독소형 식중독은 독소가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아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소화기 증상과 함께 전신 발열까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 1차 치료는 수분 보충

식중독에 걸려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감소한 상태에서는 곧바로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차적 치료로, 구토·설사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보다 흡수가 더 빠르므로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후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해야 한다. 설사가 심한 상태라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 혈변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사를 한다고 무조건 굶는 것은 좋지 않다"며 "위장에 위치한 장상피세포는 2~3일만 음식 공급을 하지 않으면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설사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토나 설사가 심하다고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며 "구토는 위장의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므로 약제를 잘못 사용하면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어린이·노약자 식중독 주의해야

보통의 면역력과 체력을 가진 사람은 식중독에 걸려도 자연 치유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나 노약자는 식중독에 걸리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자들은 식중독 이후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고 미음·죽 등으로 대체하면서 근육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화불량과 복통의 반복으로 이어지며, 심지어 호흡기 감염질환 등 다른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령자는 식중독 이후 수액치료 등을 고려해야 하며, 처음 1~2끼만 미음·죽을 먹고 조금 회복됐을 때 일반식을 섭취하는 것이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박 교수는 "나이 든 환자 중 비만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우려해 식사량을 줄이거나, 한 끼를 가볍게 간식류로 섭취하는 경우를 최근 진료실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며 "체중과 체지방이 줄어들면 체력도 함께 저하돼 식중독에 걸렸을 때 빠른 회복이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60대 이후 고령자는 평상시 식사량을 일부러 지나치게 줄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식중독 예방법은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식재료는 신선한 것으로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식기세척기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기구 주위를 피해서 보관해야 한다. 음식물을 조리·섭취할 때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손을 신경 써서 세척하며, 익힌 음식은 익히지 않은 음식과 분리해 안전한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상온에 두면 안되고 2시간 이내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중독의 주요 원인인 날 것의 해산물(생선회, 굴, 조개류)은 조리 과정에 오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채소류는 꼼꼼히 세척한 후 2시간 이내 사용하거나 즉시 냉장보관 할 것을 권장한다.

김 교수는 "한번 조리된 식품은 각각 다른 봉지에 싼 후 용기에 넣어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육류와 어패류를 취급한 칼, 도마는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분해서 사용하며, 음식을 조리하기 전이나 식사 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것이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엌 내 모든 곳을 청결히 유지하고 조리대, 도마 칼, 행주의 청결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상가, 예식장, 수학여행 등 집단 급식에는 날 음식을 피해야 한다"며 "손에 상처가 났을 때는 육류, 어패류를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