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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SVB사태 될라'… 시장 불안심리 차단 [새마을금고 사태 진화 나선 정부]

새마을금고 범정부 대응단 구성
중도해지 예적금 재예치땐 비과세
예수금 동향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한국판 SVB사태 될라'… 시장 불안심리 차단 [새마을금고 사태 진화 나선 정부]
"새마을금고 통장 개설합니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우려 불식을 위해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왼쪽)이 6일 서울 종로구 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통장을 직접 개설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6일 새마을금고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유는 급격히 커진 시장 불안심리가 은행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관계기관은 위기에 처한 개별 금고에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필요시 정부 차입까지 나서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이율을 복원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뱅크런 현실화되자 범정부 대응단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 회원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관련 특별대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마련된 자리다. 이날 일정은 전날 오후에 갑자기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6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 부실로 인근 금고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된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에 예적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공포감이 커지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올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금융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새마을금고에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관리·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여러 차례 해명자료를 냈지만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대출 원리금 연체율이 시중은행의 20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누군들 불안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불안심리만 안정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범정부 대응단은 현재 새마을금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요인에 대해 적극 대응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1급들이 매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필요시 정부, 공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컨틴전시 플랜은 △1단계 금고가 예치한 여유자금 지급 △2단계 상환준비금 지급 △3단계 중앙회 대출 지원(금고별 1000억원) 순으로 진행된다.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이율도 복원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리스크 타업권 전이 가능성 제한적"

한국은행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타 업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에서 번진 신용리스크가 1금융권과 증권, 보험 등 타 업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이지수는 1.2%로 2017년 말(0.6%) 대비 0.6%p 올랐다.

그동안 한은에서 경고해온 '디지털 뱅크런'도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대규모 예금인출 시나리오를 상정해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점검한 결과 각 중앙회의 유동성 공급 여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