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 등록률 53%
반려견 한정돼 보완 필요
#. 지난달 28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 한 마을에서 경찰은 개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신고를 받고 떠돌이개를 사살했다. 이전부터 해당 개가 주민을 위협한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포획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개의 몸 안에서는 내장 칩이 발견되지 않았다.
#. 지난 5월 11일 개와 고양이 1256마리를 굶겨죽인 '양평 개 대량 학살사건' 피고인 A씨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A씨는 경기 양평 용문면 인근에서 동물 번식 농장주로부터 상품성이 떨어진 개와 고양이를 1마리당 1만원씩에 넘겨받았다. A씨는 이 동물들에게 고의로 사료와 물을 주지 않고 폐사하게 했다. 수원지법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유기된 개가 야생화돼 사람이나 가축을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동물등록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대상 동물이 '반려 목적으로 키우는 개'에만 한정돼 있어 '개 농장' 등의 사각지대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6일 농림축산부의 '2021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한해동안 유기된 동물은 총 11만8273마리에 이른다. 지난 2019년(13만5791마리)까지 5년간 꾸준히 늘어난 유기동물은 2020년(13만401마리)과 2021년 소폭 줄었으나 지속적으로 10만마리를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들개가 나타나 사람과 가축을 공격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020년 제주에서는 들개의 공격으로 닭 120마리와 젖소 송아지 5마리, 한우 4마리, 망아지 1마리를 잃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21년 5월 경남 김해의 한 양계장에서는 들개로 인해 닭 1000여마리가 폐사됐다.
정부는 반려동물 유기를 막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등물등록제를 시행중이다. 생후 2개월 이상 반려견 주인은 지자체에 등록하고 등록정보를 담은 칩을 개 몸 속에 시술을 통해 심거나 외장형으로 목줄 등에 달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반려견 등록률은 53%에 불과했다.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아 적발될 경우 과태료를 문다. 1·2·3회 적발시 각각 20만·40만·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등록률이 절반하지만 적발되는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시의 경우 9건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조경 사단법인 가치보듬 대표는 "지자체에 동물 관련 전담 부서 인력이 부족하므로 단속을 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갖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행 동물등록제는 '반려 목적인 개'에만 적용돼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물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등록 대상이 되는 동물은 △주택 혹은 준주택에서 기르는 개 △주택 및 준주택 외의 장소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개 이 2가지 사례에 해당하는 월령 2개월 이상 동물이다. 업자들이 번식용 개농장이나 고양이 농장에서 자라는 동물은 동물 등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김현지 동물보호단체 카라 정책팀장은 "전문업자가 '개농장'을 차리는 경우 이는 반려 목적의 개에 해당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면서 "가축의 종류, 키우는 목적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등록토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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