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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쓴소리 쏟아낸 민주 혁신위… "당 분열 조장하는 자기정치 그만"

이상민 의원 분당 발언 등 비판
송영길엔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당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당내에서 당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내부 결속을 저해하는 언동이 이어지자 경고장을 꺼내 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혁신위는 혁신안을 당이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모양새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출범 초부터 무용론에 직면한 혁신위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일부 당 인사들이 탈당,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당과 대한민국의 운명보다는 자기 정치에 급한 나머지 자중지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비명계 이상민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3일 YTN 라디오에 나와 계파 갈등과 관련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유쾌한 결별에는)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겠다. 분당도 그런 형태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본회의장 일본 골프 문자 논란을 일으킨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염두에 둔 발언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일부 의원은 입법 기관으로서 본연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이하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며 "혁신위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민심과 유리된 민주당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그 괴리와 격차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돈 봉투 의혹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한 비판도 나왔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송영길 전 대표는 검찰과의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며 "어쨌건 그 일로 당이 위기를 겪고 있다. 조율되지 않은 말로 당 내외에 혼란을 초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불체포특권 폐지 등 혁신위 제안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당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앞서 혁신위는 6월 23일 민주당 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당에 요구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 요구에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며 다소 우회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에 윤형중 위원은 "혁신위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제안한 것은 지금의 검찰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다"며 "지금 국민 눈높이에는 칼을 든 검찰이나 철갑을 두른 민주당이나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혁신위는 당 상임고문단과 간담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가 내놓은 안을 당이 수용하라는 압박 신호로 해석된다. 김남희 위원은 "혁신하겠다면 대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지금 혁신위만 만들어 놓고 남일 보듯 한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지 말고 혁신위 의제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고 답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