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만 60세 정년 의무화 이후
올 연말까지 계속고용로드맵 마련키로
제조업 노조, 정년연장 논의 본격화 태세
일본은 정년연장, 재고용, 정년폐지 등 선택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년연장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올 임금·단체협상에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중공업·자동차 노조를 중심으로 정년연장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 70%는 퇴직 후 계약직이나 위촉직으로 재고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고령자 계속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계속고용 방식에 대해 응답기업의 67.9%가 재고용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재고용은 근로조건의 변경이 가능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이점이 있다.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이기 때문에 계약직, 위촉직 등이다. 반면, 정년연장을 선호한다는 답변은 25.0%, 정년폐지는 7.1%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또 고령자 계속고용 제도의 안착을 위해 필요한 정부지원책(복수 응답)으로는 '임금유연성 확보를 위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 개선'을 꼽은 응답이 47.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인력운영 유연성 강화를 위한 파견·기간제법 개선'(37.7%), '고령 인력 채용 증가 시 세제 혜택'(33%), '고령 인력에 대한 인건비 직접 지원 확대'(31%) 순이었다. 정년연장 논의에 앞서 고령자 임금 체계 개편, 취업규칙 변경 등 관련 제도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기업들은 지난 2013년 만 60세로 정년이 의무화됐을 당시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되지 않는 고령자 계속고용 논의는 기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은 일본의 고령자 고용 제도를 국내 적용할 경우 어떤 양상을 보일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일본은 법정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으나, 65세까지 고용을 담보하기 위해 기업에 재고용, 정년 연장, 정년 폐지 등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일손부족, 저출산·고령화 충격으로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4월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계속 고용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계는 이에 본격적으로 정년연장 논의를 띄우겠다는 태세다. HD현대중공업 등 HD현대그룹 계열사 노조와 현대차·기아 노조는 최근 사측에 정년 연장 요구안을 전달했으며, 포스코 노조도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완전히 폐지하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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