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연방수사국(FBI) 본부를 워싱턴에서 남부 앨라배마주 헌츠빌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3월 26일 워싱턴의 FBI 본부. 로이터뉴스1
미국 공화당이 연방수사국(FBI) 본부를 이른바 '딥사우스'라고 부르는 남부 앨라배마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FBI가 워싱턴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활동하려면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DC에서 먼 곳에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FBI 예산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FBI가 본부를 남부 시골로 옮기는 방안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FBI 본부를 앨라배마주 헌츠빌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공화·오하이오) 의원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조던 위원장은 FBI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시기 어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인물로 FBI가 워싱턴에서 1120km 넘게 떨어진 앨라배마 헌츠빌로 이사가지 않는 한 본부 확장을 위한 예산 지원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던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11일 연방정부 예산을 감독하는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 내년 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청했다.
비록 실제로 이런 주장이 법제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지만 공화당이 다각도로 FBI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조던 등의 앨라배마 중소도시 헌츠빌 이전 주장은 FBI가 백악관에 인접한 지금 본부에서 벗어나 워싱턴 외곽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공화당은 FBI의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예산 지원도 없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일부는 아예 FBI 해체도 거론할 정도다.
조던은 앨라배마로 본부를 이전하자는 자신의 주장은 FBI의 고인 물, 썩은 물을 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FBI와 법무부는 이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뒤 국가 기밀 문서들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보관해 37건의 법률 위반 혐의로 연방대배심에서 기소된 것과 관련해 공화당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FBI는 본부 이전을 하지 않아 예산 지원이 줄어든다면 이는 결국 미국 시민들에 대한 FBI의 서비스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맞섰다. FBI는 본부를 워싱턴에 존치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면서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FBI 아카데미가 있고, 매일 접촉해야 하는 정보기관들도 워싱턴에 모두 몰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WSJ에 따르면 FBI를 비롯한 워싱턴 중앙부처를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공화당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런 의견은 있었다.
2010년 작고한 로버트 버드(민주·웨스트버지니아) 전 상원의원은 당시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웨스트버지니아로 옮기려 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내부무 산하 토지관리국을 콜로라도주 그랜드정션으로 이전했다. 또 농무부 산하 2개 기관을 캔자스시티 인근으로 옮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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