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장 및 퀴어축제 관계자 등 총 8명 대상
시민의 도로 통행 전면 제한하는 시위문화 바꿔야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이 12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퀴어축제와 관련 대구경찰청장 및 축제 관계자 등 총 8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으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김장욱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6월 17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리는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퀴어축제 불법 도로 점거에 대해 대구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라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이번 고발은 주요 도로를 전면 점거해 시민들의 통행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불법집회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도로를 전면 점거하는 불법시위를 반대하는 것이지, 퀴어축제 잧체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대구시는 지난 6월 17일 대구 도심의 핵심 대중교통전용도로인 중앙로를 전면 차단한 재 열린 퀴어축제 행사와 관련, 대구경찰청장 및 축제 관계자 등 총 8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형법 제144조 제2항), 일반교통방해죄(형법 제185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123조) 등으로 대구지방겸찰청에 고발장을 제출(오후 1시30분)했다고 12일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지와 관련, 피의자들은 6월 17일 중구 중앙로 일대에서 예정된 퀴어축제를 앞두고 시가 집시법 제12조에 명시된 주요 도로에 대한 무허가 도로점용에 대해 도로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단속·관리할 방침을 공표했다.
이에 1500여명의 경찰 병력과 함께 시 공무원들의 정당한 도로관리 업무를 방해했고, 또 시 공무원들을 밀쳐 넘어뜨리는 등의 방법으로 폭행해 상해를 입게 했다.
일반교통방해죄와 관련, 이들은 퀴어축제를 벌인다는 명목으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 병력의 비호하에 대중교통전용지구인 도로에 무대차량을 진입시켜 텐트, 부스 등 공작물을 설치하고, 10시간 동안 도로 교통을 전면 차단, 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행을 방해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관련해 대구경찰청장은 퀴어축제를 앞두고 시가 무허가 도로점용에 대해 도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단속·관리할 방침을 공표하자 직권을 남용해 소속 경찰들로 하여금 시 공무원들의 도로관리에 관한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지시를 받은 1500여명의 경찰 병력이 실제로 시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
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다수 국민들의 법익이 침해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고, 앞으로도 도로를 무단점거하는 불법집회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홍준표 시장은 "시가 문재인 정부 시절 관행화된 도로 불법점거 집회를 바로잡고자 했는데, 대구경찰청장의 무지 때문에 최근의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 경찰은 집시법 제12조(교통 소통을 위한 제한)를 준수해 공정한 법 집행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시민의 통행권을 원천 차단하는 관행화된 도로 불법점거 집회에 대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이에 퀴어축제 관련자들과 이를 비호한 대구경찰청장에 대한 엄벌을 요구할 방침을 정했으며, 이미 2주 전에 고발장 작성을 완료한 상태였다.
하지만 공권력 간 충돌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우려, 성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오해 등을 감안해 선제적 고발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시를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시 역시 법질서의 확립과 함께 바람직한 집회 시위문화 정착의 계기로 삼고자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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