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의 기간 北은 '미사일 도발'
亞太파트너 4개국, 北 강력 규탄
韓, 나토 '바이시스' 회원 가입
비확산·사이버 등 11개 분야 협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빌뉴스(리투아니아)=김학재 기자】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사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에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정상회동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하면서 군사기밀 공유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위해 한국은 나토의 군사기밀 공유망 가입 등으로 안보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나토와의 사이버훈련 강화도 추진해 북핵·미사일 도발, 사이버 해킹 등 국제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 공조범위를 대폭 넓히기로 했다.
■나토와 軍기밀 공유, 사이버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 리텍스포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토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하고 비확산, 사이버, 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나토와 상호 군사정보 공유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바이시스' 회원으로 가입해 나토 동맹국 간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 1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방한 당시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빌뉴스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나토 동맹국 간에 군사기밀을 이 바이시스 망을 통해 공유하고, 필요할 경우 정보공유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계획이나 행동이 필요할지를 서로 판단한다"며 "그중에는 평상시에 미국과 나토 간에 핵전력 관련 내용도 이 시스템망을 통해 공유하게 돼 있다"고 전했다.
우리 당국에서도 수개월간 검토 끝에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가입하기로 한 것이란 설명이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앞둔 우리 입장에서도 나토와의 바이시스망 공유가 향후 미국과의 핵협의그룹에서 사실상의 핵공유 절차를 밟을 때 참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사이버안보 선도국가로서 국제 사이버 훈련센터를 설치하고자 한다"면서 나토와의 사이버안보 협력 강화도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에서 사이버안보 훈련의 허브가 돼 인도태평양 지역의 사이버요원을 훈련시키고, 나토가 가진 사이버훈련센터와 국제 합동훈련을 할 계획이다.
■AP4 결의문 "北 강력규탄"
앞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들은 빌뉴스 시내 한 호텔에서 AP4 정상회동을 마친 뒤 결의문을 내고 북한의 도발과 관련, "대북 제재를 부과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들이 효과적으로 이행되도록 하기 위해 유엔 및 국제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4개국 정상들은 "북한이 아무리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핵무기 사용을 위협해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만 강화시킬 뿐"이라며 "대한민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국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조속히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따로 만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일, 한·미·일 정상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제안했던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 3국 안보협력의 획기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hjkim0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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