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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 금값 되나...남유럽 가뭄에 가격 폭등

[파이낸셜뉴스]
올리브유, 금값 되나...남유럽 가뭄에 가격 폭등
기후위기에 따른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의 고온과 가뭄으로 올리브 작황이 계속 악화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지난해 이후 사상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5월 11일(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론다의 올리브 농원. 로이터뉴스1


올리브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 가뭄으로 작황이 악화하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최고로 치솟은 가운데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내 올리브유 가격은 현재 kg당 7유로(약 1만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사상처음으로 kg당 4유로(약 5700원)를 넘어선 뒤에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가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세계 최대 올리브 재배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의 고온, 가뭄이 겹친 탓이다.

상품 데이터 업체인 민텍의 식물성 기름 애널리스트 카일 홀랜드는 "올리브 작황이 매우 나빠 가격이 이전에 보지 못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면서 "이번 수확 시기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올리브유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란 비관이다.

민텍에 따르면 남유럽 올리브유 생산자들이 보유한 재고가 5월말 26만5000t에서 지난달 말에는 20만5000t으로 급격히 줄었다.

스페인은 이번 2022~2023년 작황시기에 올리브유 62만t을 생산하는데 그쳐 1년 전 150만t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홀랜드는 이는 전례 없는 낮은 규모라면서 고품질 올리브유뿐만 아니라 모든 올리브유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리브유 재고는 4주마다 약 8만t씩 줄어들고 있다. 올해 수확시즌을 석 달 앞 둔 가운데 심각한 재고 부족을 겪을 것임을 예고한다.

FT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난리가 났다. 올리브유가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올리브유 가격은 특히 생활물가 지표여서 경제주체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스페인 언론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소식을 전하고, 어디에서 싼 값으로 올리브유를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한 소식도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일부 큰 손 투자자들은 기후위기로 농산물 작황이 계속해서 타격을 받을 것이고, 이에따라 식료품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지속돼 앞으로의 경제 흐름이 달라질 것이란 우려도 하고 있다.

높은 식료품 가격으로 전세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정부가 식료품 가격 지원에 나서면서 막대한 재정을 지출해 다른 투자재원이 위축될 것으로 이들은 비관하고 있다.

한편 유럽은 올리브유 주산지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유럽에서 전세계 올리브유 3분의2를 생산하고 있고, 이렇게 생산된 올리브유가 각국에 수출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