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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찍고 있다" 외치고 1시 뒤 27억 매도한 '슈퍼개미'

"사상 최고가 찍고 있다" 외치고 1시 뒤 27억 매도한 '슈퍼개미'
그래픽=홍선주기자
[파이낸셜뉴스] "A사 또 사상 최고가 찍으면서 가고 있지 않습니까. A사 4만원 이상까지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4만원, 5만원까지, 얼마나 갈지 모릅니다."
'슈퍼개미'로 불리며 50만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주식 유튜버 김정환씨(54)는 지난해 6월 22일 오전 9시 10분 '오늘의 시황' 방송에서 이같이 이렇게 말하며 A사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하지만 정작 김씨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10시 17분부터 오후 2시 56분까지 A사 주식 6만8005주를 매도해 27억2379만2350원의 수익을 올렸다. '4만원, 5만원까지' 목표가를 제시해놓고 정작 자신은 3만8850원부터 4만2800원 사이에 물량을 던진 것이다.

13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김씨의 공소장에는 김씨의 선행매매 수법이 자세히 기록됐다.

김씨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채널에서 5개 종목을 추천하고 모두 84만766주를 187억원에 매도해 58억9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미리 매수해둔 종목을 유튜브에서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하는 방식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팔 때가 아니다"라며 노골적으로 물량을 잠가놓고 자신은 매도 주문을 내 차익을 실현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그는 본인과 아내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했다.
CFD 계좌 매매는 외국계 증권사가 거래주체로 표시되는 점을 악용해 본인의 매도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주식을 보유 중인 사실을 숨긴 채 매수세 유입과 매도세 저지를 유도하고 자신은 반대로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라며 "유튜브 방송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고 봤다.

한편 김씨 변호인 측은 A사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으므로 보유 사실을 숨긴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