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어린이들이 예방접종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북한 주민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최근 공동 발표한 '2023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북한 인구의 45.5%(1180만명)가 영양 부족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19∼2021년 영양 부족 인구 비율을 41.6%로 평가한 것보다 4%포인트 가량 늘어난 수치로 전체 인구 중 48.7%가 영양 결핍을 겪는 소말리아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2022~2022년 한국의 영양 부족 인구 비율이 2.5% 이하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남북 간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발육 부진 비율은 지난 2012년 25.7%에서 2022년 16.8%로 상황이 다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만성적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코로나19 기간 중 더욱 악화됐으나 국경 폐쇄로 인해 유엔 및 국제기구들의 현장 조사 불가로 체계적인 식량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RFA는 전했다.
앞서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국가들에 대한 유엔의 원조를 조율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지난해 발표한 '2023년도 세계 인도주의지원 보고서(GMO,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23)'에서 북한은 자료 부족으로 3년 연속 지원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현재 북한은 국경 폐쇄로 수입품이 크게 제한됐으며, 일부 수입품에 대한 검역 조치가 장기화됨에 따라 의약품을 포함한 생필품이 더욱 부족해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부총재 고문은 RFA와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그나마 중국에서 비료와 식료품을 수입해 식량 사정이 나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식량 안보 상황이 훨씬 악화됐다"며 "현재 식량 사정은 최악"이라고 꼬집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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