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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경찰 성매매단속 촬영, 공유…인권 침해"

인권위 "경찰 성매매단속 촬영, 공유…인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전경./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경찰이 성매매를 단속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해 공유한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했다고 14일 밝혔다.

인권위는 경찰이 범죄 수사를 목적으로 촬영한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보안이 취약하고 전파 가능성이 높은 업무용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단속팀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에 이를 공유한 것은 촬영 대상의 인격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성매매 여성과 매수 남성들의 개인정보 등이 담긴 동영상을 모자이크나 음성변조 처리 없이 출입 기자들에게 제공한 것도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매매 혐의자는 지난해 3월 경찰이 성매매 단속 중 혐의자의 알몸 사진을 촬영해 단속팀의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며 같은 해 7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후 이들 두 단체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또 다른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경찰이 여성의 얼굴 등 신체를 촬영한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경찰서 출입 기자들에게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선 경찰서에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가 자행되는데도 경찰청장이 관행을 개선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10월 두차례 더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 측은 이들 진정에 대해 불법행위인 성매매에 대한 증거보존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었고 촬영 과정에서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단속팀의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된 채증 자료는 수사 이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서 출입기자단에 제공했던 다른 단속 영상은 보도에 사용할 때 모자이크와 음성변조 처리를 자체로 하는 것을 조건으로 기자단 간사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아울러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피의자 인권보호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하고 단속·수사 시 성매매 여성 등 사건관계인의 인격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과 지침을 제·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서울경찰청장과 일선 경찰서 세곳의 경찰서장에게는 성매매 단속·수사 부서 경찰관을 대상으로 직무교육 등을 하라고 권고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