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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복구 시작도 못했는데… 300㎜ 물폭탄 또 때린다 [수마로 전국 물난리]

전국에 나흘간 기록적 폭우... 충청·전북·경북에 600㎜ 쏟아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최소 9명 사망
산사태 덮친 예천도 사상자 속출
"피해지역에 비 더 내릴것" 초비상

피해복구 시작도 못했는데… 300㎜ 물폭탄 또 때린다 [수마로 전국 물난리]
16일 차량 침수 사망사고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물속에 잠긴 버스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극한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16일 40여명의 사망자 및 실종자가 발생했다. 추가 피해 집계에 따라 사망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충청·전북·경북 일부 지역에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누적 강수량이 최고 500~600㎜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국에서 33명이 목숨을 잃었고, 2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총 9명이 차량 침수로 사망했다. 사고는 인근 미호강 둑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밀려들어 발생했다. 지하차도와 200m 거리의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현장 구간 45m 제방이 불어난 강물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현재 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고 피해자들이 추가로 발견될 경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산사태로 인한 매몰사고도 잇따랐다. 산림청은 전국 산사태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경북 예천에서는 대형 산사태로 인해 무려 9명이 사망, 경북 지역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예천에서만 현재 실종자 수가 8명이나 돼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경북 지역에서만 사망자가 19명에 이른다.

경북 영주에선 비탈면 토사붕괴로 주택 3동이 매몰돼 4명이 사망했다. 1명은 부상을 입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남 논산 양촌면 양지추모원 납골당에서는 산사태가 나면서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 이 가운데 60∼70대로 추정되는 부부는 숨진 채로 발견됐다. 2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전국 철도망은 선로이탈 우려 등으로 운행이 마비됐다. 코레일은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지속됨에 따라 안전 확보를 위해 15~16일 무궁화호와 ITX-새마을 등 모든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단했다. KTX도 중앙선·중부내륙선, 수원 경유, 서대전 경유 등의 열차는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강물이 불어나면서 둑이 무너지는 사고도 이어졌다. 충남 논산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논산시가 긴급히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충남 공주 제민천이 범람하고, 청양 치성천 제방이 붕괴하기 시작해 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대피를 지시했다.
금강 제방도 일부 유실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앞으로 최소 나흘간 장맛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비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은 충청과 전북, 경북 등에 19일까지 최대 3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이설영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