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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해 무드에도 여전히 中 압박...보복관세 '유지'

재닛 옐런 美 재무장관, 中에 대한 보복관세 철폐 "아직 일러"
中 불공정 무역 관행 해소 전까지는 보복관세 유지 예고
바이든 정부, 中과 관계 개선 나섰지만 여전히 압박

美, 화해 무드에도 여전히 中 압박...보복관세 '유지'
16일 인도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현지 교육 시설을 참관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부터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이 최근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부과했던 보복관세를 거두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관세의 원인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라며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옐런은 16일 인도 구자라트주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견은 17~18일 현지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앞서 진행됐다.

옐런은 중국에 부과한 보복 관세에 대해 "관세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시행됐고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보복관세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옐런은 "시간이 지나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영역이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긴장완화를 위해 관세를 이용하기에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이었던 2018년부터 중국과 지적재산권 및 불공정 무역관행을 두고 다퉜다. 미국은 당시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약 2200개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 역시 비슷한 관세를 도입했다.

양측은 2020년에 1단계 무역 합의에 성공했다. 중국은 2021년과 2022년에 농산물 등 미국 상품 구매를 2017년 수준보다 2000억달러(약 253조원) 늘리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합의 대가로 관세 부과 대상을 549개로 줄였고 2021년에 출범한 조 바이든 정부는 549개 중에서도 352개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임시로 면제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내에서 물가상승 압박이 거세지자 해당 임시 면제 조치를 계속 연장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미국에 보낸 이후 이달 6~9일에 옐런도 보냈다. 16일에는 장관급인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도 보냈다. 옐런은 같은날 관세 유지를 주장하면서도 양국의 “공통 관심사”를 놓고 중국과 보다 가깝게 협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국의 관계 개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에서 미 기업들이 특정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막았다. 동시에 일부 반도체와 반도체 제작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요구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 3일 발표에서 8월 1일부터 갈륨과 저마늄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수출업자들은 해당 조치에 따라 갈륨 및 저마늄, 관련 화합물을 수출하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갈륨과 저마늄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중국은 2021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갈륨과 저마늄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CBS 인터뷰에서 중국의 수출 조치가 “스스로 패하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무역을 끝내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설리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 기술 분야에서 정부 규제를 받는 작은 공터를 만드는 것이며 다만 공터에 높은 담장을 두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FT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화해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압박 카드를 치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막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옐런은 해당 제재안에 대해 "국가 안보와 관련된 소수의 산업분야"를 언급하며 해당 분야에 "직접 연관되어 있는, 매우 특정한 분야"가 제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설리번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는 시점에 대해 “언젠가는 만난다”면서도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설리번은 “양국 관계는 크고 복잡한, 도전적인 과제로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은 매우 높은 곳에서부터 해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