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바그너그룹, 벨라루스로 이동해도 해외 활동 여전

해체설 나돌던 바그너그룹,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추가 인원 파견
벨라루스로 이동 확인. 무기 반납했지만 여전히 해외 사업 유지

바그너그룹, 벨라루스로 이동해도 해외 활동 여전
14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러시아 바그너그룹 소속 교관(가운데)이 벨라루스 장병들에게 훈련을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반란 이후 해체설이 나돌던 러시아의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적어도 해외에서는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바그너그룹은 일단 벨라루스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 현지 유령회사로 알려진 ‘국제안보를 위한 사관 협회(OUIS)’는 이날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중아공에서 일할 교관들을 태운 또 다른 항공기가 수도 방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12년부터 오랜 내전을 겪어 온 중아공에 바그너그룹 용병을 파견해 정권유지를 돕는 대가로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 삼림벌채권 등 상당한 이권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오는 30일 친러 성향의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의 3연임을 위한 헌법 개정 국민투표가 열린다. OUIS는 "숙련된 바그너그룹 전문가 수백명이 중아공에서 작업 중인 팀과 합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교관들은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중아공 병사들의 안보 확보를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OUIS는 이번 파견이 미리 계획된 순환교대의 일환이라며 과거 바그너그룹이 5년 넘게 중아공 병사들을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은 2014년 설립 이후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지휘아래 수많은 해외 친러 정부를 도우며 이권 사업을 벌였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바그너그룹을 동원해 반란을 일으켰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벨라루스에 망명했다. 프리고진을 따르던 바그너그룹 일부 역시 벨라루스로 이동했다. 안드리 뎀첸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대변인은 16일 텔레그램을 통해 바그너그룹이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같은날 폴란드의 스타니슬라브 자린 특임조정관 대행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폴란드 정부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벨라루스 국방부는 지난 14일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수도 민스크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에서 벨라루스 장병들을 교육하는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을 당장 해체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푸틴은 반란 당시 바그너그룹 장병들이게 러시아군에 합류하거나 귀향하거나, 벨라루스로 이동해도 좋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12일 발표에서 바그너그룹이 반란 이후 2000개 이상의 군사 장비, 2750t의 탄약, 2만정 이상의 총기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은 지난달 29일 프리고진을 포함한 바그너그룹 지휘관 35명과 직접 만났다. 당시 푸틴은 바그너그룹 임원 겸 전 러시아군 대령인 안드레이 트로셰프(61)를 새로운 바그너그룹 수장으로 지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