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개정안 국회 법사위 통과
영아 살해·유기죄 70년 만에 폐지
솜방망이 처벌 개선…18일 본회의
영아 살해·유기죄를 일반 살인·유기죄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최근 수원 영아 살해 사건으로 인해 영아 살해에 대한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여야가 신속 개정에 나선 것으로, 오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영아 살해·유기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저항 능력이 거의 없는 영아를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고, 범죄로부터 두텁게 보호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현행 '10년 이하의 징역'인 영아 살해죄는 법정형 일반 살해죄와 마찬가지로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된다.
영아 유기죄의 법정형도 현행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일반 유기죄 법정형에 해당하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형량이 높아진다.
일반 살해·유기죄보다 법정 최고 형량이 낮게 적용되는 내용의 영아 살해·유기죄는 1953년 형법 제정 시 도입된 것으로, 당시 6.25 전쟁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입 당시와 달라진 시대 상황을 고려해 영아의 생명권을 동일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돼왔다.
여기에 비극적인 영아 살해·유기 사건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여야가 재발 방지 차원에서 70년만에 형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주요 배경으로는 △존속살해는 무겁게 처벌하면서 영아살해를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영아의 생명권을 부당하게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한 △영아유기죄의 경우, 영아유기가 유기죄의 전형적인 모습임을 감안하면 일반 유기죄에 비해 형을 감경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여야는 지난 13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이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만장일치로 해당 개정안을 의결,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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