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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 넘은 ‘텔레포비아’ 경계해야

[기자수첩] 도 넘은 ‘텔레포비아’ 경계해야
외국과 비교해 한국에서 가창 애착이 가는 부분 중 하나는 인프라다.

교통을 비롯한 한국의 전반적인 인프라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장담한다. 통신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이 같은 예찬과 달리 최근 통신에 대한 혐오(포비아)가 만연해 있다. 그 중심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이 있다. 통신은 이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서비스인 만큼 국민정서에도 민감한 분야다. 정권 교체기마다 '통신요금 손보기'가 단골메뉴로 떠오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본 한국 통신의 성적표는 어떨까. 오픈시그널,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등 글로벌 기관 및 협회 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5G 속도(432.5Mbps)와 커버리지(42.9%) 글로벌 순위는 각각 1, 2위다. 5G 상용화에 앞장선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품질 대비 요금 수준·선택권도 준수한 편이다.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월별 GB 사용량과 GB당 지출 수준은 각각 12.51GB, 약 2920원이다. 모두 미국, 일본보다 사용률은 높지만 지출은 적었다. 10여년 전과 비교해 가계통신비에서 지출 비중이 992% 증가한 단말기 등 통신장비와 달리 통신서비스는 4만원 이상 줄었다. 반면 미국, 유럽 통신사들은 물가상승에 따른 통신비 인상에 나서는 추세다.

아울러 한국처럼 5G 데이터 저·중·다량 구간, 연령별, 온라인 전용요금제 등 선택지가 많은 국가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2021년 1·4분기 기준 국내 통신사 EBITDA 마진율은 30.2%로 미국, 중국, 서유럽 국가를 비롯한 아르헨티나와 같은 일부 남미 국가보다 뒤처진다.
통신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수년째 답보 상태다. 아직도 통신사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지만 지금의 통신강국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감정만으로 지나치게 폄훼하고 있진 않나 되돌아볼 시점이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정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