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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체포영장 발부된 푸틴, 남아공 방문 취소

[파이낸셜뉴스]
ICC 체포영장 발부된 푸틴, 남아공 방문 취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으로 인해 다음달 22일(현지시간)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크렘린이 19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화상회의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로 예정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취소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으로 인해 방문 일정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9일(이하 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는 러시아 관영통신 리아노보스티에 푸틴이 직접 참석하는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참석하고, 푸틴은 화상으로만 정상들을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FT는 푸틴이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면서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주관하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안도의 한 숨을 크게 내 쉴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푸틴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하면 남아공 정부는 푸틴을 체포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푸틴이 화상으로만 참석함에 따라 다음달 22일 시작하는 남아공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그리고 주관자인 남아공 정상만 실제로 참석하게 됐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면 정상회의다.

앞서 라마포사 대통령은 '상호 합의'에 따라 푸틴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마포사는 그동안 곤혹스러워 했다.

ICC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푸틴을 체포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주 공개된 ICC에 보낸 서한에서 영장 집행을 위해 푸틴을 체포하면 남아공이 러시아와 전쟁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마포사는 서한에서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이 ICC 회원국으로 법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점 역시 강조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