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외국 등 전방위 활성화 대책
- 수박 겉 핥기, 효과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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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수치로 확인된 경기둔화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세금 인하, 외국 기업·자본 유치, 민간기업 육성, 소비 활성화 등 대책을 전방위로 내놓고 있다.
자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자평하지만 이와 반대로 갈수록 하락하는 대부분 경제 지표, 하반기 소멸될 예정인 작년 기저효과, 미국의 견제 지속, 자국민의 실제 체감경제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글로벌 기관들은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민간·외국 등 전방위 활성화 대책
20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날 ‘민간경제 발전·성장 촉진에 관한 의견’을 내고 △민간기업의 과학·기술 혁신 회사채 발행과 적격 민간기업의 상장·재융자 지원 △중소·소규모 사업체 신용 평가 체계 개선 △중소기업 채권시장 자금 조달 지원 △민간기업 채권 자금 조달을 위한 특별 지원 계획 추진 △수사·조사 중 경영활동 보장 등을 지시했다.
또 △민간기업의 연구개발(R&D) 확대와 국가 주요 과학 프로젝트 수행 장려 △중소기업 특성 산업 클러스터 육성 △민간 기업의 혁신 제품을 정부가 반복적으로 사용 △민간기업의 고용 확대 지원 △중서부와 동북지역의 노동 집약적 제조업·장비제조업에 투자하도록 지원 등도 의견에 담았다.
의견은 “민간경제는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동력이자 양질 발전의 중요한 기초”라며 “민간·외자기업을 국유기업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 신호를 여러 부처와 지방정부를 통해 방출하고 있다. 재정부는 같은 날 상반기 재정수지 상황 브리핑을 열고 적격 산업 기업의 R&D 비용에 대한 세전 추가 공제 비율을 당초 75%에서 100%로 늘리며, 영세기업과 자영업자 소득세 우대 정책을 최적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규모 납세자 부가가치세 징수율을 1%로 낮추고, 월 매출 10만 위안 이하라면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생산·생활 서비스 납세자는 부가가치세를 각각 5%, 10% 공제한다.
실업·산업재해보험료율 인하, 장애인 고용보장금 우대, 물류기업 벌크상품저장시설 부지 도시토지사용세 우대, 석탄수입 무관세 정책도 이어나가기로 했다.
특별 채권은 지방정부의 대표적인 투자 확대 수단이나 부채 증가 우려가 있는 만큼 추가 발행보다는 사용 속도 가속화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지방정부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20%를 초과한 상태다.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18일 △친환경 가구·전자제품·주택 구입에 대한 지방정부 지원 △스마트 가전제품의 신규 구매 지원 △집 리모델링 장려 △주택 매수용 대출 상품에 대한 금융기관의 신용 지원 강화 △대출 금리와 만기의 합리적인 수준에서 설정 등을 골자로 한 ‘가계 소비 진작 11개 정책’을 발표했다.
상무부 외국인투자관리국의 주빙 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하반기에 중국을 방문할 다국적 기업 임원 그룹이 남아 있다”면서 “중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중국의 거대 시장과 개방적 발전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발개위, 공업부 등은 민간기업과 좌담회나 회의를 연이어 열고 장비제조, 신에너지, 인터넷 정보, 요식업을 비롯한 다수 산업의 경영발전 상황과 고충을 청취했다.
또 쓰촨성, 상하이, 베이징 등도 민간경제 발전 환경 개선 실행 계획,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기업의 고품질 개발 촉진에 관한 의견과 같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건설 현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수박 겉 핥기, 효과 미지수
다만 중국의 이 같은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용 상당수가 매년 반복적으로 제시된 해묵은 것들이고, 지방정부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재정적 여유가 없다.
또 인구 증가 정체, 미국의 견제 지속, 글로벌 수요 둔화, 청년실업률 증가 등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다 부동산, 인터넷 플랫폼 기업 등 현재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산업 부진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 인해 시장은 정부 정책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진단했다.
외국 기업·자본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전을 펼치면서도 반간첩법, 대외관계법, 지식재산권 보호, 반독점법,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 제도, 데이터 3법(사이버보안법·데이터보안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은 강행하고 있다.
JP모건, 씨티은행,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은 중국 3·4분기 혹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내렸다.
니컬러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최근 세계경제연구원 웨비나에서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전적으로 주도해온 민간 부문이 중국 정부의 정치적 규제로 동력을 잃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대중 제재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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