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AA, 자가용 비행체에 대한 실행 계획 내놓아
2028년까지 미국 내 최소 1곳에서 시장 구축, 2025년 부터 제한적 운영
규제 및 기술적 장애물 적지 않아...택시 성공하려면 이용료 낮춰야
미국 공중 택시 업체 조비 항공의 조벤 비버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1년 8월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회사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조비의 공중 택시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하늘을 나는 자동차', '공중 택시', '무인기(드론) 택시', '자가용 비행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던 차세대 비행체가 곧 미국에서 날아다닐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운송수단이 당장은 개인용 헬리콥터와 다를 바 없지만 가격이 내려갈수록 도심의 여객과 운송을 분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8년까지 시행, 2025년부터 가능할 수도
18일(이하 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첨단항공교통(AAM) 실행 계획'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 통과된 미국 내 관련 법률에 따르면 AAM의 정의는 '전기 비행기, 전기 수직이착륙기를 포함해 첨단 기술을 사용한 비행기로 공중에서 통제를 받거나 받지 않는 상황을 모두 포함하여 사람 및 자산을 옮기는 교통체계'다.
다만 FAA는 이번 실행 계획에서 AAM을 '조종사가 탑승한 상태에서 승객이나 화물을 옮기는 비행체'로 보다 좁게 정의했다. AAM을 도심에서 활용하는 경우 도심항공교통(UA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FAA는 보고서를 통해 2028년까지 미국 내 최소 1개 지역에서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는 AAM 시장을 구축, 빠르면 2025년부터 제한적인 AAM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NYT는 이번 발표에 대해 규제 당국이 개인용 비행체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시행 시점을 내놓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FAA가 묘사한 AAM이 사실상 공중 택시에 가까운 형태로 도심에서 승객들을 태워 공항이나 교외 휴양지로 옮기는 기능을 한다고 내다봤다. FAA의 폴 폰테인 부감독관은 AAM이 "곧 현실로 나타날 것이며 대비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AAM 시장에는 미국의 조비 항공와 아처 항공, 독일의 릴리움,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조비와 릴리움은 각각 1억5000만달러(약 190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자동차 및 항공기 기업들 역시 AAM에 관심이 많다. 지프와 푸조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다국적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는 아처와 협업하여 현재 미 조지아주의 아처 공장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조비는 도요타와 손을 잡았으며 보잉은 지난달 자율주행 공중 택시를 개발하고 있는 미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위스크를 인수했다.
미국 비행 전기차 업체 알레프 에어로노틱스가 지난해 10월 17일 공개한 비행 전기차 '모델A'의 이미지.로이터뉴스1
제도·기술적 장애물 적지 않아
NYT는 조비와 아처가 이르면 2025년부터 상업용 공중 택시 운영을 노린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지난 2일 발표에서 개발 중인 비행 전기차 '모델A'가 FAA로부터 비행 및 도로 주행 시험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기체의 가격은 30만달러(약 3억8130만원)로 지난해 연말까지 440건의 예약이 이어졌으며 2025년에 출시 예정이다.
영국 BBC는 18일 보도에서 모델A가 도로에서 자동차처럼 주행하다 수직으로 이륙하여 비행체로 변신한다며 규제 적용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현재 모델A의 법률적 지위는 골프카트나 저속 전기차 같은 '저속 차량'이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러한 저속 차량의 주행을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FAA는 지난 4월 발표한 운영 개념 보고서에서 일단 AAM을 무인화 비중이 높은 비행기로 분류하여 기존 비행기 관련 규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FAA는 AAM을 공중 택시로 운영할 경우 지정된 이착륙장을 이용하여 정해진 경로로 비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BBC는 비행체들이 본격적으로 도심을 날아다닌다면 소음과 오염, 혼잡 등의 문제가 따라붙는다고 예상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해 각 지방자치단체나 공항 등이 AAM 운영 시간이나 이·착륙장 밀집도, 공역 이용료 등을 자체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잉 등이 개발하는 신형 비행기도 비행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몇 년이 걸린다. FAA 관계자는 2028년 목표 달성을 위해 AAM의 안전 문제를 눈감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공중 택시 운영을 위해서는 주차장, 이·착륙장, 연료 충전을 위한 땅을 확보해야 하며 조종사도 구해야 한다.
NYT는 현재 전기 비행기의 배터리 수준을 감안하면 비행거리가 길지 않아 기껏해야 도심에서 공항으로 승객을 옮기는 역할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부유한 승객들은 지금도 개인용 헬리콥터를 이용해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NYT는 AAM을 이용한 공중 택시가 성공하려면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AAM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며 성공한다면 부유층의 자동차를 대체하고 우버나 각종 운송 및 배달 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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