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유아시아방송,문화일보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탈북을 시도했던 북한 외교관 부인과 아들을 체포하기 위해 이들이 탑승한 항공기를 회항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7일 블라디보스토크 영사관을 탈출한 북한 고려항공 소속 무역대표부의 박모씨의 부인 김모씨(43)와 아들 박모군(15)이 북한의 실종 신고로 러시아 공안 당국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탈출 시도' 외교관 부인과 아들, 러시아 공안에 체포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 중부지역 도시인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북한 측의 실종 신고로 신원정보가 기록되면서 러시아 공안당국의 추적을 피하지 못하고 붙잡혔다.
소식통은 "모자가 탑승한 비행기는 별다른 통제 없이 이륙했으나 이후 이들의 탑승을 확인한 러시아 공안당국이 이들 모자를 체포하기 위해 모스크바행 항공기를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밀야노보 공항으로 강제 회항시킨 뒤 공항에서 이들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망명을 시도했다가 체포된 북한 국가보위부 소속 보위지도원 김병철과 총참모부 소속 최금철(대좌)도 현재 북한 국경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영사관에 감금돼 있다"면서 "체포된 모자도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체포된 모자 블라디포스토크로 송환.. 현지 통신원 "처형 위기"
이와 관련해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같은 날 "북한 측이 최근 탈출한 주요 인물들에게 범죄 누명을 씌우는 방식으로 러시아 당국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탈출자들은 러시아와 국제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러시아 내) 북한 무역 간부들과 노동자들 속에서 탈출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유엔과 국제사회가 독재체제를 벗어나려는 이들의 목숨 건 탈출을 돕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씨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식당 '고려관'을 경영하며 외화벌이을 하다 2019년 검열을 받기 위해 평양에 귀국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자 러시아에 돌아가지 못해 부인 김씨가 대리 지배인 자격으로 식당을 경영했다.
식당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을 겪으며 중단 위기에 처했고 지난해 10월 부지배인인 김모씨(51)가 탈출을 시도했다가 같은 해 12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모자는 부지배인 탈출 시도에 연루돼 북한 영사관에 연금돼 있다가 본국에 송환될 경우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지난달 초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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