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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핵 문제, 중국 역할 견인”…안보리 통한 中 압박 시작

한미일 북핵대표 "안보리 이사국 활동 활용해 중국 건설적 역할 견인"
한미일 공조에 대한 中 견제 동시에 해빙 분위기로 여건 조성돼
韓, 안보리서 북핵 문제 직접 의제화하며 中 압박 가능
한미일 공조 강화 이유가 북핵이라는 점 강조해 中 행동 유도
다만 중러 비토에 안보리 추가제재 막혀 한미일 독자제재 시동


한미일 “북핵 문제, 중국 역할 견인”…안보리 통한 中 압박 시작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왼쪽부터 후나코시 다케히로 아시아·대양주 국장,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공동취재)/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20일 석 달 만의 대면 협의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 모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한미일 공조 강화를 통한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줄 차단 등 대북제재 강화와 함께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끌어낼 방안을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불법적 자금줄을 차단할 것”이라며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한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강화할 것이고, 특별한 영향력과 책임을 지닌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독려하는 것도 중요 주제”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양자 유섭협의 등에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해온 바 있지만, 대면 협의에서 주요 논의 주제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이 쏠린다.

특히 같은 날 진행된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선 한미일 모두가 유엔(UN·국제연합)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라는 점을 활용해 중국이 역할토록 끌어내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키도 했다.

김 본부장과 후나코시 대표는 “내년 한미일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점을 활용해 국제사회의 철저한 대북 안보리 결의 이행 강화 및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 견인 노력을 배가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일 “북핵 문제, 중국 역할 견인”…안보리 통한 中 압박 시작
[발리=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yes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이는 중국이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이 안보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한미일 공조 강화에 중국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과 동시에 경제적인 이유로 조성된 한미일과 중국 간의 해빙 분위기가 있어서다.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인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일은 비록 비상임이사국이지만 안보리가 열릴 때마다 참석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고, 특히 우리나라가 직접 북핵 문제를 의제화시킬 수 있게 된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 비토를 하더라도 안보리에서 계속 한미일이 목소리를 내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이 한미일이 뭉치는 데 대해 불만이 있는데, 이는 결국 북핵 문제 때문이니 우리나라가 중국 쪽으로 공간을 가지려면 중국이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우리 사정을 안보리를 통해 중국에 충분히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게 한미일 삼각공조 강화의 본질적인 이유는 북핵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서 북핵에 대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러 비토로 안보리 차원 추가제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를 시사키도 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일 협력 강화 방안에 관해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한 효과적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과 악성 사이버 활동 근절은 우리의 우선순위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틈새를 메울 추가적 조치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