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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담임교사의 유가족이 "일기장에 '갑질'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사망한 교사 A씨(23)의 사촌오빠라고 주장한 B씨는 지난 20일 오전 3시 A씨 소식이 보도된 기사에 장문의 댓글을 남겼다.
교사 일기장 발견됐지만.. 경찰이 촬영 막아 1장만 찍어
B씨는 "제가 하는 말이 이슈가 돼 작은아버지랑 어머니께 2차 가해가 될까봐 이 댓글을 수십차례 쓰다 지우기를 반복한다"라며 "근데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의도적으로 학교에서 극단 선택을 했으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텐데 경찰 측은 우리에게 유서가 없다고 했다"라면서 의아해했다. 다만 집에서 A씨의 일기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B씨는 "일기장 내용을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경찰이 찍지 말라고 했다. '교사가 교내에서 사망한 사건이라 학부모들과 교육청, 윗선까지 주시하고 있어서 괜한 이슈 만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 그래서 한 장 밖에 못 찍었다"라고 했다.
"다만 갑질에 대한 내용 있었다" 밝혀
B씨에 따르면 A씨의 일기장에는 "너무 힘들고 괴롭고 지칠대로 지쳐있다"라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B씨는 “내용이 더 있지만 이걸 댓글로 남겨도 될지는 모르겠다”라면서 “다만 갑질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B씨는 끝으로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법 또는 의학적 도움을 줄 수 분을 찾는다"라고 덧붙였다.
교사노조, 동료교사로부터 학부모 갑질 제보 받아
한편 이날 서울교사노조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씨가 학부모 갑질에 시달렸다는 내용을 전했다.
단체는 A씨 동료 교사 C씨로부터 제보받은 글을 공개했다. C씨에 따르면 A씨는 한 학부모가 A씨 개인 휴대전화로 수차례 전화를 걸어와 힘들어했다. A씨는 끈질긴 전화에 "핸드폰 번호를 바꿔야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등장한 학부모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단체는 제보자의 말을 인용해 "A씨가 맡은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은 사건이 있었는데 수차례 전화를 한 이는 가해 학생 부모와 피해 학생 부모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경찰과 교육 당국은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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