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이장 "6월완공 사방댐 아니었으면 토사 마을 덮쳤을 것"
- 산림청,올해 2981억원들여 전국640곳에 구축...현재500곳 완공
김기홍 산림조합중앙회 충북지역본부 대리가 21일 이번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토사가 가득 찬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비상리 좌구산 자락 사방댐을 가리키고 있다.
【청주=김원준 기자】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을 뻔했어요. 사방댐이 아니었으면 산사태 토사로 마을이 뒤덮였을 겁니다"
2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비상리 좌구산 자락. 이 마을 변종경 이장은 "마을 위쪽에 있는 사방댐이 없었으면 마을 130여가구, 200여 주민 중 상당수는 산사태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에서 200~300m올라온 이 곳에 설치된 사방댐에는 바위와 나뭇가지, 흙으로 뒤섞인 토사로 가득 차 있었다.
최근 수 일간 계속된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장마 직전인 지난달 완공한 사방댐이 대형 산사태 피해를 막아 화제다.
사방댐은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려가는 것을 가둬 인적·물적 피해를 막기위해 계곡부에 만든 소규모 댐. 내수읍에는 지난 13~18일까지 530㎜의 폭우가 쏟아졌고 산 윗쪽에서 산사태로 엄청난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폭 30m·높이 4m규모의 이 곳 좌구산 사방댐은 500t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번에 700t의 토사를 막아내며 마을의 호우 피해를 막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 사방댐은 지난 3~6월 3개월 기간의 공사를 거쳐 완공됐다.
변 이장은 "사방댐이 없었으면 마을까지 전부 휩쓸었을 것"이라며 "사방댐을 넘쳐흘러 버린 빗물 때문에 논밭 농작물 피해를 조금 본 거 말고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장마기간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비상리 좌구산 자락 사방댐 아래 방수로에는 토사가 거의 흘러내리지 않았다. 사방댐이 산사태 피해를 막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변 이장은 "지난 2017년에도 산사태가 발생해 500여m아래 저류지까지 논·밭까지 모래·흙으로 잠긴적이 있었다"며 "그 때는 20여일 동안 복구작업을 펼쳐 정상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 이장은 "이번 산사태로 사방댐을 중요성을 알게됐다"면서 "앞으로 발생한 산사태에 대비해 현재 댐위쪽에 사방댐을 추가 건설해 달라는 건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현영 산림청 보은국유림관리소 주무관은 "사방댐이 없었으면 산사태 토사가 다 밀고 내려가 마을까지 덮쳤을 것"이라며 "완공된 지 한 달 만에 큰 비가 왔는데 이번에 산사태 피해를 방지하는 것을 경험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올해 이 같은 사방사업에 총 298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사방댐 640곳을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약 80%인 500여곳을 완공했다.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 산림조합 등과 함께 계류보전 322.5㎞, 산지사방 200㏊, 산림유역관리사업 25곳 등도 추진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사태 예방효과가 입증된 사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피해를 막겠다"며 "철저한 사전 예방과 신속한 대응·복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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