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갈고둥(왼쪽) 및 분포 현황./뉴시스
[파이낸셜뉴스]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하구 생태계 조사를 통해 남해안, 동해안, 제주도 일대의 하구습지에서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Ⅱ급 ‘기수갈고둥’의 집단 서식지 60곳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수갈고둥 서식지 60곳은 동해, 영덕, 창원, 거제, 통영, 고성, 사천, 남해, 하동, 제주의 10개 행정 구역에 걸쳐 분포했으며, 총 5906개체의 서식이 확인됐다.
기수갈고둥은 고리갈고둥목(Cycloneritida) 갈고둥과(Neritidae) 기수갈고둥속(Clithon)에 속하는 작은 고동류로 일정한 유속과 수심이 유지되는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큰 돌이나 자갈에 붙어 산다. 서식 조건이 까다롭고 해안선이 개발되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 하구습지에서 기수갈고둥이 집단 서식하는 것은 자갈의 비율이 높아 부착 조류와 같은 먹이원이 풍부하며 은신할 수 있는 장소도 많아서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수갈고둥은 국내에서 경상남도, 전라남도 및 제주도 등지의 해안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창원시부터 하동군에 걸친 경상남도 남해안 권역에 위치한 하구습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 구역별로 경상남도 고성군에 위치한 하구습지 13곳에서 1656개체(28.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거제(10곳) 1454개체(24.6%), 사천(9곳) 837개체(14.2%) 등의 순으로 기수갈고둥이 많이 분포했다.
습지별로는 오방천하구습지(고성) 486개체(8.2%), 고현천하구습지(거제) 292개체(4.9%), 오수천하구습지(거제) 281개체(4.8%) 등의 순으로 많았다.
해당 습지에서 기수갈고둥은 저서성(底棲性·바다 밑바닥에서 기어다니거나 고착하는 특성) 대형무척추동물 중 우점종으로 확인됐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2025년까지 남해안 일부와 서해안에 위치한 하구습지를 대상으로 하구 생태계 현장 조사를 완료할 예정으로 기수갈고둥의 전국적인 분포 자료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멸종 위기 습지 생물의 서식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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