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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 참고에 여야 없다..盧 행정수도 때도 자문 받아

尹 관저 선정에 풍수지리가 답사 정황
과거 2004년 참여정부 행정수도 입지선정에도
풍수전문가 2명 자문위원으로 투입
참여정부 인사들, '풍수' 고려할 것 촉구하기도

풍수지리 참고에 여야 없다..盧 행정수도 때도 자문 받아
백재권 교수가 2021년 9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이낙연 관상, 대통령 될 수 있나?’ 영상.(사진=유튜브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채널 영상 캡처)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관저 선정에서 역술가 '천공'이 아닌 풍수지리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교수가 후보지를 둘러본 정황이 나온 가운데, 주요 국가시설 이전 또는 조성 과정에서 풍수전문가들의 참여가 과거에도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풍수전문가의 참여 여부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거듭하고 있지만,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행정수도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풍수전문가 2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풍수 논란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2004년 발간된 신행정수도 백서에 담긴 85명의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 자문위원 중 풍수 전문가로 김두규 우석대 교수(도시계획분과)와 이대우 풍수조경연구소 대표(환경분과) 2명이 포함됐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풍수학자로 평가받는 김두규 교수는 현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다수 언론에도 나와 풍수지리에 대한 조언을 전하고 있다.

환경조경을 전공했던 이 대표는 신행정수도 외에도 한국전력공사 본사 이전 추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풍수조경 관련 서적을 내면서 관련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당시 이 대표는 충남 연기군 남면 일대를 방문해 일대를 살펴보면서 나침반을 이용해 현지를 조사하기도 했다.

당시 신행정수도 백서에선 풍수지리의 기본조건인 '배산임수'를 입지선정기준에 포함시키기로 해 평가기준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평가방법을 놓고 '배산임수'와 관련 "후보지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전통지리학적 입지관의 부합성을 평가하도록 한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충청남도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이 2004년 5월에 개최한 '국토균형발전과 신행정수도 심포지엄'에선 '풍수지리와 신행정수도'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리기도 했다. 당시 심포지엄에는 심대평 충남지사와 강용식 자문위원장, 충남발전연구원장 등 200명이 참석한 바 있다.

대통령 관저 선정 외에 행정수도 이전 과정에서도 저명한 풍수전문가들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국가 주요 시설의 이전 과정에서 풍수지리를 지속적으로 참고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04년 6월 당시 다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춘희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 부단장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옛 더불어민주당) 건교분과위원회와 간담회에서 "행정수도 후보지를 고르는데 풍수요인도 포함시켜야 된다"는 김원웅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공관을 다녀간 정황이 있는 백재권 교수도 풍수지리학 석사·미래예측학 박사로 풍수지리학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어, 국가 주요 시설의 이전에 풍수전문가들의 참여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평가다.

이에 민주당에선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풍수지리 전문가의 참여 과정을 넘어 천공 개입 의혹이 있을 때 백 교수의 참여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을 문제 삼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청와대 이전 TF에서 백 교수의 풍수지리학적 견해를 참고했으나 최종 관저 선정은 경호와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고, 백 교수의 의견과는 다른 결정이 나왔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진영 모두가 풍수지리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했다는 것은 팩트"라면서 "단순한 무속 프레임으로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