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검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13조원 상당의 외화를 국외로 유출하고 3900억원대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가상자산 투기 일당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관세청, 금융감독원과 함께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한 가상자산 투기 세력을 집중 단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최근 2년 간 국내 가산자산 시장의 투자 열풍으로 가산자산에 대한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검찰은 가상자산 투기세력들이 매매차익 취득 목적으로 해외 가상자산을 국내 페이퍼컴퍼니로 보내 매각하고 매각대금 13조원을 허위 무역대금 등으로 가장해 해외로 송금한 불법 외화유출 사범 49명을 기소했다. 이 중 29명이 구속됐고 해외로 도주한 5명은 지명수배 상태다.
지난 2년 간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김치 프리미엄'의 평균치가 약 3~5%(최고점 기준 20% 상회)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 투기세력은 전체 송금액 13조원 기준 최소 390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불법 외화유출을 방지ㆍ감독해야 할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오히려 불법 외화유출 사범들의 범행을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도와준 대가로 현금, 고가 명품,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금융회사 직원 7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제출된 증빙자료 등이 허위인 사실을 알면서도 현금 등 대가를 받고, 거액의 불법 외화유출 범행을 지속시킴으로써 이 사건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검찰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환거래 전반적 관리.감독 주의의무를 위반한 2곳의 금융회사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했다.
A 은행 지점장은 4186억원 상당의 외화가 불법 유출되면서 해당 지점의 외환거래 실적이 이례적으로 폭증했음에도 이를 점검하지 않은 혐의다. 또다른 선물사 직원들은 파생상품 거래과정에서 7조 원 상당의 외화가 불법 송금됐는데 외국환거래법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기거래로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고, 선량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불법 외화유출 범행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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