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 기각에
대통령실 "거야, 탄핵 남용..심판 받을 것"
국민의힘 "정부 인사들에 탄핵 운운 겁박"
민주당 "탄핵은 헌법에 보장된 제도" 반박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논란을 빚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25일 오후 이 장관이 서울 압구정동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기각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탄핵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거야'로 부르면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두고 "습관적 탄핵병"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아울러 167일이란 긴 시간 동안 행안부 장관의 업무가 중지돼 수해 대책 등 각종 현안을 처리하는데 제한이 됐었다는 점에서 대통령실과 용산은 민주당의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행안부 장관이 탄핵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국 경색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 기각에 대해 "거야가 탄핵소추권을 남용한 이같은 반헌법적 행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탄핵소추제는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제도"라고 밝혔다.
이같이 이 장관 탄핵소추 기각으로 장기간 행정공백을 초래한 민주당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대통령실을 비롯해 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국내 산적한 현안으로 상황이 어려운데도 헌재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처럼 탄핵소추 심판에 불필요한 시간을 끌었다"며 "장관 탄핵으로 총리에 대통령까지 겨눈 야당도 탄핵소추 기각이 나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 기각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작금의 거대야당은 오로지 국정 발목잡기에만 몰두하면서 국회를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정부 주요인사들에 대해 탄핵 운운하며 겁박한다"며 민주당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탄핵 소추를 '마약'에 빗댄 김 대표는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분노를 교묘히 증폭시켜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뒷골목 정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국회 다수의석을 흉기로 삼아 국정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을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 장관과 윤석열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고 비판을 거두지 않았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부여군에서 수해 복구 지원 활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행안부 장관이 탄핵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헌재 결정문에도 나와 있고 국민의 일반적 생각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정부 인사 중 누구도 사과하거나 책임을 지지 않았기에 기각 결정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야권 주장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야권의 탄핵 추진을 '반헌법적 행태'로 규정한 것에 대해 "탄핵은 헌법에 보장된 제도"라고 반박한 박 원내대표는 "이 장관이 지금이라도 희생자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국민 앞에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맞섰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해솔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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