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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연속 '0%대 성장'…민간소비마저 꺾였다 [짙어지는 저성장 그림자]

2분기 GDP 성장률 0.6%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불황형'
한은 "구조개혁 해야 저성장 탈출"

2분기연속 '0%대 성장'…민간소비마저 꺾였다 [짙어지는 저성장 그림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9% 성장했다.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6% 증가하는 데 그쳐 2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성장'으로 질적 개선도 더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노동·연금·교육 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뼈를 깎는 구조개혁 없이는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1·4분기(0.3%)에 이어 0%대 성장을 지속했다. 1·4분기, 2·4분기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각각 0.9% 성장해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0.9%로 집계됐다.

내용 면에서도 좋지 않다. 2·4분기 주체별 성장 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이 1.1%p였고, 정부 기여도는 -0.5%p였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순수출 개선도 '불황형'에 가까웠다. 1년여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소비 기여도 마이너스 전환했다. 소비지출 기여도는 민간 -0.1%p, 정부 -0.4%p로 전체로는 -0.4%p를 기록했다. 지난해 1·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투자부문 성장 기여도 또한 건설투자 -0.1%p, 설비투자 및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각각 0% 등 제로(0%p)를 나타냈다. 정부 투자 기여도는 -0.1%p로, 전분기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재화와 서비스 수출로 인한 성장 기여도가 -0.9%p, 수입이 -2.1%p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해 순수출이 1.3%p로 개선됐다.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 전환한 건 지난해 1·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인데, 사실상 불황형 성장의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을 살펴봐도 2·4분기 중 지식재산생산물투자(0.4%)를 제외하면 민간·정부소비, 건설·설비투자, 재고증감, 수출·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1.8% 감소했고 수입은 4.2% 줄었다. 이런 상황에 실질 국내총소득(GDI) 또한 교역조건 악화로 전분기(0.0%) 수준을 유지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불황이라기보다는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수가 일시조정된 것은 기저효과와 5월 연휴 기간 기상악화 등 일시적 효과 영향이 컸다"면서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 증가가 순수출 개선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5월 전망치(0.8%)를 소폭 웃돌았다며 연간 전망치인 1.4% 유지를 시사했다.

하지만 장기 저성장 구조의 초입에 들어선 만큼 뼈를 깎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5월 "한국은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로 와있다.
이 문제를 재정·통화 등 단기정책을 통해 해결하라고 하는 건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며 "노동·연금·교육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와 저출생, 가계부채 누증 등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처방 및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2021년 1조8109억달러로 세계 10위였지만, 지난해 러시아·브라질·호주가 추월해 13위로 밀려났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