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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조성 등 위한 농지 전용 그만"...경실련 식량주권 위해 농지 확보 주장

농업기술이 발달해도 농업 생산의 기초 생산수단인 농지는 필요해 최근 5년간 매년 여의도면적 69배에 달하는 농지가 소멸되고 있어

"산단 조성 등 위한 농지 전용 그만"...경실련 식량주권 위해 농지 확보 주장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산업단지의 조성 등의 이유로 매년 여의도 면적의 69배에 해당하는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통계포털(KOSIS)의 데이터를 분석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농지란 농지법상 전과 답, 과수원 등 법적인 토지의 종류(지목)를 불문하고 농업생산에 필요한 일정 시설의 부지를 의미한다.

경실련에 따르면 전국의 농지(논과 밭으로 한정)는 △2017년 162만0796헥타르(ha) △2018년 159만5614ha △2019년 158만0957ha △2020년 156만4797ha △2021년 154만6717ha △지난해 152만8237ha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년 평균 1만8512ha의 농지가 사라지고 있고. 이는 여의도 면적의 69배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전 국토 면적 대비 농지 면적의 비율은 2018년부터 15%가 무너진 상황이다.

경실련은 농지가 필요한 이유를 식량주권 확보에서 찾는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어떠한 정부를 막론하고 식량주권을 중하게 여기고 있는데,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농업생산의 가장 기초적인 생산수단의 확보가 우선시돼야 한다"며 "농업생산에서 가장 기초적인 생산수단은 바로 농지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농업공장과 수직농업 등 농업기술의 발달로 인해 적은 농지라도 농업생산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호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농업공장과 수직농업 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곡물 즉 식량이 아닌 과채류에 해당된다"면서 "곡물의 생산과 소비를 한 국가가 주도적으로 결정한다는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농지가 필요한 셈"이라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농지 소멸의 원인을 농지 전용에 있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농지의 전용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농지 전용 △신도시 개발을 위한 농지 전용 등을 들었다.

오세형 경실련경제정책국 부장은 "산업단지 추진으로 2017년부터 지난 6월까지 경기도에서 220.6ha, 충청남도에서 39.4ha, 충청북도에서 27.7ha의 농지가 소실됐다"며 "오늘날까지도 제조업의 생산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농업의 생산수단을 희생시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경실련은 농지 전용을 법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영환 농업개혁위원장(변호사)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서는 국토의 이용과 함께 보전 역시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며 "단순히 국토을 이용하기 위해 농지를 희생시킬 것이 아니라 농지 보전 역시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