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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다큐' 제작사, "시민단체, 가처분 신청 요건 안 맞아... 표현 자유 존중해달라"

'박원순 다큐' 제작사, "시민단체, 가처분 신청 요건 안 맞아... 표현 자유 존중해달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변론' 포스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뤄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진 다큐멘터리 '첫 변론'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일에서 다큐 제작사는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김우현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오후 2시 30분 열린 가처분 신청 1차 심문기일에서 제작사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측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시민단체 측에 피보전권리가 없다"며 "영화 상영으로 인해 시민단체가 직접적인 인격권 침해를 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변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제작사 측은 "사안의 내용에서도 근거리에서 목격한 기존에 출간된 책과 인터뷰와 고정관념들을 다른 시각에서 영화화 하는 경우에는 광범위한 제작자의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야 한다"며 "채권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화적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다큐 제작의 취지에 대해 "예를 들면 피해자 실명을 서울시 측에서 공개했다는 오해 같은 것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고 2차 가해 등 우려되는 부분은 모두 책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민위는 지난 6월 30일 "이 사건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경우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는 물론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다수의 시민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힐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신해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민위는 이날 '첫 변론'의 후원 시사회 상영도 금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제작사 측은 지난 20일 경남 창원의 한 영화관을 빌려 첫 후원 시사회를 열었다. 이들은 3주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시사회를 열 계획이다. 시사회 장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후원금을 내는 사람들에게만 상영 사흘 전 공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개봉은 8월 중 예정이다.

다만 아직 '첫 변론'은 극장 개봉 등을 위한 정식 심의를 거치지 않았는데, 이같은 방식으로 시사회를 통해 '편법 상영'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 서민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펀딩을 통해 후원하신 4000여명 후원자를 대상으로 보상 차원에서 시사회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후 6시까지 다큐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자료를 비공개로 제출해줄 것을 제작사 측에 요청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