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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2차전지 과열… 몰빵펀드 데자뷔되나

[테헤란로] 2차전지 과열… 몰빵펀드 데자뷔되나
"과열을 넘어 투기 수준인 이차전지 투자의 후유증도 이제는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때입니다."

올 하반기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로 꼽아야 할 경제이슈를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들에게 묻자 가장 많이 돌아온 답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 이차전지 테마주들이 많게는 10배 이상의 고수익을 내면서 국내 장세는 쏠림장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를 기록하며 동학개미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목과 테마에 치우친 과열은 늘 부작용을 낳아 왔다. 과거 중국펀드, 브라질국채, '차·화·정' 중심의 자문형 랩 쏠림으로 인한 직간접 투자로 인한 폐해는 아무리 곱씹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근래 운용사들의 이차전지 집중 투자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되면서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고, 이른바 이차전지발 시장왜곡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ETF가 투자하는 상위 10개 종목이 이차전지주 중에서도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으로 쏠리면서 기계적 기관 수급과 이로 인한 숏커버링 현상이 심화되고 다른 이차전지 및 코스닥 업종들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기관들이 상위 5개 종목 양극재 중심의 이차전지만 집중 매수하고 있다.
'몰빵' 테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환매 매물에 시달리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증시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며 "통상 이차전지의 전기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이 골고루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양극재 위주 기업에만 대형운용사가 집중 투자하는 것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운용사나 기관이 과거 몰빵펀드에 올인했던 사례를 비춰 볼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 몫이었다.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쏠려 향후 조정이나 급락 국면에 접어들 경우 그 피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이제라도 업계나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과도한 쏠림 투자에만 혈안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증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