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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 "기억하겠습니다...보답하겠습니다"

지뢰에 부상한 참전용사에게 맞춤형 '영웅의 신발' 증정
부대 일 돕던 소년 찾으러 온 용사 "성장한 한국 큰 감동"

[파이낸셜뉴스]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 "기억하겠습니다...보답하겠습니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에서 유엔참전용사들이 평화의 사도의 메달을 수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0여년 전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단과 참전용사와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만찬이 26일 부산에서 열렸다.

정전70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 시그니엘 호텔에서 유엔참전용사와 가족,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 3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참전국 감사만찬이 열렸다. 부산 남구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군 전몰장병들이 잠들어 있는 유엔 기념묘지 재한유엔기념공원이 있다.

만찬 행사는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와 '영웅의 제복'을 입은 유엔 참전용사가 함께 입장하며 시작됐다.

이어 부산에 영면해 있는 전우들을 향한 묵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환영사, 평화의 사도메달 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 착화식,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의 축사, 참전용사의 답사, 축하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평화의 사도메달'은 6·25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와 예우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증정하는 기념메달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미국 찰스 에드워드 아모스 옹을 비롯한 참전용사 13명에게 수여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은 보훈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엔 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드리기 위해 맞춤형 신발을 제작해 헌정하는 사업으로 이날 박 장관은 6·25전쟁 당시 실종된 전우를 찾다 지뢰 폭발로 부상한 어니스트 홀덴(Ernest R. HOLDEN·호주·91세)씨에게 직접 신발을 신겨 주었다.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은 축사에서 "이 전쟁은 한반도 분단을 이끌었고 7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분단되어 있고, 여전히 평화 조약이 없다"며 "우리 모두가 궁극적으로 한국의 통일과 분단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참전용사 윌리엄 워드(91) 옹은 답사에서 "당시 한국 국민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며,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불굴의 용기와 의지에 감명받았다"며 "아름답고 발전한 민주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 모습을 보며 큰 감동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워드 옹은 6·25전쟁 당시 빨래 등 부대에서 일을 도와준 12살 소년 '장'을 찾기 위해 70년 넘게 간직한 사진을 들고 입국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어린 아이가 돈을 벌어보겠다며 애쓰는 모습에 마음이 무척 아팠다"며 "오늘날까지 '장'군과 그의 가족들이 종종 생각나고 꿈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노안으로 자신이 준비해온 답사 글귀가 잘 보이지 않자 함께 방한한 아내에게 대독하도록 했고 답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어 참전용사 로버트 넬슨(92) 옹과 2019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역대 최고령 출연자로 출연해 우승한 영국 참전용사 콜린 태커리 옹이 6.·25 전쟁 당시 한국에서 배운 아리랑을 열창해 큰 감동을 선사했다.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 "기억하겠습니다...보답하겠습니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에서 참전용사들이 '영웅의 제복'을 입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 "기억하겠습니다...보답하겠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25전쟁 당시 실종된 전우를 찾다가 지뢰 폭발로 부상한 어니스트 홀덴(91·호주) 옹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을 신겨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 "기억하겠습니다...보답하겠습니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유엔 참전국·용사 감사 만찬에서 유엔참전용사 윌리엄 워드(91·미국) 옹이 답사를 하고 있다. 윌리엄 워드 옹은 자신이 작성해온 글귀가 노안으로 잘 보이지 않자 아내가 대독했고 기립 박수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