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렌사 공항 공식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최근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미국 델타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우박을 맞아 로마에 비상착륙한 가운데, 해당 사고를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AP통신, 이탈리아 현지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낮 12시 29분 이탈리아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이륙해 미국 뉴욕 JFK 공항으로 향하던 미국 델타항공 DL185편이 심한 난기류와 우박으로 인해 기체 손상을 겪은 뒤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후 1시 55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항공사는 성명을 통해 “비행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승객들은 정상적으로 착륙했다”며 “악천후 동안 항공기가 일부 손상을 입었으며 현지 정비팀이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난기류와 우박을 통과하면서 여객기 코 부분인 레이돔이 떨어져 나갔고, 양쪽 날개 여러 곳과 한쪽 엔진이 파손되고, 조종석 유리에 구멍이 뚫렸다.
탑승객인 마리아 테레사 베르가마스키는 지역 일간지 ‘말펜사뉴스’에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비행기 출발이 늦춰지길 바랐다”며 “이륙 직후 난기류를 만났고, 마치 기관총을 쏘는 것처럼 우박이 쏟아졌다. 공포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기상청 확인 결과, 당시 사고 항로상에는 폭풍우, 우박, 뇌우가 형성돼 있었다며 악천후를 과소평가한 무모한 비행이 아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델타항공 측에 몇 가지 질문을 담아 공식 질문지를 보냈지만, 델타항공 측은 “우리는 안전이 최우선임을 확인하며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에 내린 우박. /사진=
한편 밀라노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 일부 지역은 최근 커다란 우박과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19일 밤에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베네토주에서 야구공만한 우박이 쏟아져 최소 110명의 주민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 주지사는 갑작스러운 폭풍이 몰아치면서 최대 직경 10cm의 우박이 쏟아졌다고 밝히며 “악천후가 산악지역을 강타한데 이어 평야지대에도 영향을 미치며 일부 사람들에게 부상을 입혔다. 대부분의 부상은 깨진 유리나 사람들이 우박에 미끄러지면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베네토주 구조당국에 따르면 이날 재산 피해나 인명 피해로 인한 신고 접수 건만 500건이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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