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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방상 내세워, 중·러 앞에서 한·미 위협 "자멸적 선택한 적수들에 경고"

연설은 국방상이 대신 '수위 조절'…3각 밀착 강화에 방점
김정은, 열병식 참석…중·러 대표와 나란히 주석단에

[파이낸셜뉴스]
北 국방상 내세워, 중·러 앞에서 한·미 위협 "자멸적 선택한 적수들에 경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7일 열린 전승절 열병식 주석단에서 중국, 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ㅊㅓ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공화국의 영원한 전승의 명절인 7월27일 저녁 수도 평양에서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 70돌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별도 연설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강순남 국방상을 연설자로 내세워 한미를 향해 "자멸적 최후의 선택을 했다"며 "적수들에 경고한다"는 위협적인 대외 메시지를 냈다.

열병식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열병식 행사에 초대한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해 주석단에 자리했다. 이들은 김정은 양 옆에 서서 함께 열병식을 지켜봤다.

전날에도 김정은은 쇼이구 장관과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함께 둘러보고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과 나란히 앉아 전승절 기념 공연을 관람했는데 중러와 연대 과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강 국방상은 이들 앞에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한반도 전개 등을 비난하며 "분명히 저들의 운명을 끝장낼 자멸적인 최후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혁명 무력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을 군사적으로 침해하려드는 행위들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저지시키기 위한 무력대응을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국방상은 통상 북한이 김정은이아닌 다른 명의의 입장을 낼 때 '위임에 따라'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대신 '나는 국방상으로서'라는 언급을 통해 메시지 관리 의도를 내비쳤다.

신문은 "새로 개발생산되어 우리 공군에 장비하게 되는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열병 광장 상공을 선회하면서 시위비행했다"고 보도해 전날 열병식 행사에 맞춰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무인기 시위비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또 열병식엔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전 세계에 존재하는 ICBM 중 가장 커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 등이 재등장했다.

북한은 전날인 27일 오후 8시쯤부터 열병식 식전행사를 시작해 오후 9시30분 본행사를 진행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부터 저녁이나 심야에 열병식을 개최해 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