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자리한 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이 전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계획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가운데 노조가 한국재무학회 용역 결과를 토대로 반발에 나섰다. 사진=뉴시스화상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KDB산업은행이 시장안정·자금조달·대외협력 담당 인력 100여명만 여의도에 남기고 나머지 기능과 조직을 모두 부산으로 옮기는 안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본점 부산 이전시 손실액은 7조39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이 이전 관련 행정적 절차에 도입한 가운데 노조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부산 이전 계획안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국정과제인 산은 지방이전 추진시 한국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안 마련’이라는 제목의 이번 용역은 ①지역성장 중심형과 ②금융수요 중심형 2가지 이전방안을 제시했다. 지역성장형은 산업은행의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옮기되 △시장안정 △자금조달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 100여명만 서울에 남기는 방안이다. 부산에 새롭게 지어질 신본점이 경영 의사결정은 물론 영업과 지원 등 전체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 인원 절반 보내는 B안 폐기한 산업은행
금융수요형 이전의 경우 금융시장 및 기업고객 대응이라는 서울 여의도의 지리적 이점을 살리는 방안이다. 부산 신본점과 기존 여의도점에 거점별 요구되는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혁신성장금융 △기업금융 △심사평가 △자본시장 △글로벌 등 원활한 금융시장 대응 및 기업금융 지원을 위해 필요한 업무 담당 인력은 서울에 남긴다. 총 1543명 규모의 현 여의도점 근무인력 중 456~806명 가량 부산으로 보내는 안이다.
산은과 금융위는 전체 기능을 이전해야 온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지역성장안을 채택했다. 이전을 위한 법적 절차와 별개로 본격적인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산은이 부산으로 가려면 본점을 서울에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법’이 개정돼야한다.
■ 전체 이전시 7조원, 50% 이전시 약 5조원
산업은행 노조는 이번 용역이 ‘전체 이전’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진행한 연구라며 반발했다.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사측 부산 이전 컨설팅 보고서는 입맛에 맞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라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경제적 효과는 어떠할지, 기관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을지, 국가 금융산업 경쟁력을 훼손하지는 않을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지만 이러한 검토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산은 노조는 ‘약 10억원 투입된 사측 보고서는 이해 당사자인 산은 임직원은 물론, 법률 개정을 심의할 국회 관계자 등 단 한 명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사측의 컨설팅 보고서 반박하는 차원에서 한국재무학회 등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내놨다.
재무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산은 부산 이전 시 발생하는 손실은 10년간 약 7조39억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수익 관점에서 총 6조5337억원 손실, 비용 관점에서 총 4702억원 추가 지출을 전망했다. 부산 이전에 따른 향후 10 년간 재무적 영향을 추정한 수치로 50%만 이전해도 손실은 총 4조8790억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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