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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흑점 폭발에도 우주선 수리?...영화 '더문' 상황 '허구' or '사실'

태양흑점 폭발로 실제 인공위성 추락
우주 방사능으로 생명 위협 가능성도
한국의 유인 우주선은 2045년 계획

태양 흑점 폭발에도 우주선 수리?...영화 '더문' 상황 '허구' or '사실'
한국 SF영화 '더문'에서 2029년 한국의 우주인(도경수)이 달에 착륙해 걷고 있는 모습. CJENM 제공

[파이낸셜뉴스] #. 2029년 나로우주센터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우리호'가 발사됐지만 달로 가는 도중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서 우주폭풍을 맞고 고장이 났다. 우여곡절 끝에 달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했지만 유성들이 달에 떨어지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한국 SF영화 '더문'의 줄거리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31일 우주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화에 나오는 여러 상황들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우주폭풍에는 엄청난 방사능이 함께 포함돼 있어 영화에서처럼 우주선 밖으로 나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우주인을 태우고 달까지 갈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려면 아직 기술개발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태양 흑점 폭발에도 우주선 수리?...영화 '더문' 상황 '허구' or '사실'
태양이 에너지를 분출하는 모습. 사진=김만기 기자

흑점 폭발시 엑스선, 전자기파 방출

우선 영화 초반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서 우주 폭풍이 불어닥쳐 인공위성이 타격을 받아 GPS가 오작동을 하는 등 전 세계가 극심한 혼락을 겪는다. 또 우리호가 고장나 우주인들이 우주선을 수리한다.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 강력한 엑스선이나 전자기파들이 방출된다. 지구에 도달한 엑스선은 전리권을 교란시켜 GPS나 항공, 해상 통신 등에 장애를 주게 된다.

우주전파센서는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며칠 이후에 태양 흑점 폭발 확률을 추론해 경계경보를 전파한다. 지난 5월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발사할 당시에도 전파센터에서는 우주기상 예보관들을 나로우주센터에 파견했다. 우주전파센터 유재혁 주무관은 "만약 누리호가 궤도에 올라가지 못할 위험성이 예측될 경우 이를 전달해 발사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스페이스X가 팰컨9 로켓으로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렸지만 우주 폭풍으로 49개 중 40개가 추락했다. 또 2003년에도 태양 흑점이 폭발해 초강력 우주폭풍이 불었다. 이로인해 일본 환경관측기술위성 '미도리 2호'는 전자회로가 파괴돼 1년도 안돼 운용이 중단됐다.

흑점 폭발시 우주선 수리는 자살행위

또 극중 김래원과 이이경이 우주 밖으로 나와 우주선을 수리하는데, 이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태양 흑점 폭발로 엑스선 말고도 에너지가 높은 전기를 가진 입자들도 방출하는데, 이 물질들은 방사성을 가지고 있어 위성의 우주 비행사나 항공기 승무원, 승객들도 방사선에 피폭되는 경우도 있다.

유재혁 주무관은 "태양흑점이 폭발하면 우주인들은 며칠동안 우주선 밖에서 해야 하는 임무를 중단하고 방사능 차폐가 가능한 우주선으로 피신해야 한다"며 "우주복을 입고 있더라도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3년 태양 흑점 폭발 당시, 우주정거장에 있던 우주인들은 정거장내 가장 깊숙한 곳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아울러 극중 '우리호'라는 유인우주선이 달 착륙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올해 한국형우주발사체 '누리호'가 3차 발사에 성공했고, 지난해 쏘아올린 달궤도선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을 돌면서 다양한 정보를 우리에게 보내오고 있다. 하지만 누리호로는 위성이나 우주선을 달까지 실어보낼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새로운 엔진을 개발해 2032년 무인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우주인을 싣고 달로 가는 것은 2045년께나 실행될 계획이다.

태양 흑점 폭발에도 우주선 수리?...영화 '더문' 상황 '허구' or '사실'
태양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모습을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위험감시센터가 24시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